검찰, 수도권 청약통장·분양권 거래 77억 챙긴 부동산업자 기소

서울 강남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대치와 경기 수원 등 수도권 일대에서 청약통장과 분양권 등을 불법으로 거래해 70억 원가량을 챙긴 부동산업자들이 검찰에 붙잡혔다.

수원지검 인권보호부(정경진 부장검사)는 주택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부동산업자 A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업자들에게 청약통장과 분양권 등을 팔아넘긴 혐의로 B씨 등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 통장매매 업자로부터 B씨 명의의 청약통장을 1억 1천만 원에 양수하고, 이를 이용해 B씨를 수원 팔달8구역 수분양자로 선정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분양권 매수를 희망하는 C씨에게 2억 원을 받고 분양권을 팔아넘긴 혐의도 있다.

B씨 등은 통장매매 업자에게 청약통장을 판매해 주택을 공급받고, 이 과정에서 가점을 받기 위해 자녀들을 허위로 전입 신고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법인계좌로 자금을 세탁한 뒤 분양권을 희망하는 C씨에게 매도인 B씨의 명의로 계약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어 B씨에게 중도금 대출을 받고 분양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권리확보서류'를 작성하도록 하고, 전매제한기간이 끝난 후 분양권 매매를 완료했다.

A씨 등은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대치·송파, 경기 수원·성남·용인 등지에서 B씨 등 54명의 청약통장을 사들인 뒤 99차례에 걸쳐 분양권을 불법 전매하는 등의 수법으로 77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방고등검찰청사. 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12월 국토부는 수원 팔달8구역 등 B씨의 주택법 위반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7월 '혐의가 없다'며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재수사 요청에도 경찰이 또다시 같은 결정을 내리자, 검찰은 사건 송치를 요구한 뒤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계좌 추적을 통해 수분양자가 다른 사람의 돈으로 분양대금을 납입한 정황을 포착, A씨 등이 청약통장과 분양권을 불법 거래하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도권 일대에서 현재까지 활동하던 청약통장, 분양권 불법 알선·매매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한편, 통장브로커와 청약통장을 불법으로 판매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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