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7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 사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종식을 앞당길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코로나 확진자 수 및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복용 가능한 먹는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앞서 질병관리청이 지난 22일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하기 전인 지난 달 10일부터 비임상시험·임상시험 결과, 품질 자료 등을 확보해 사전검토를 진행해 왔다.
정부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독성학 및 바이러스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 9명에게 팍스로비드 사용의 유익성, 긴급사용승인의 타당성, 대상 환자군 설정 등의 자문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유행 상황과 임상시험 결과 등을 토대로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팍스로비드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경구용 치료제다. 정부는 현재 일선에서 사용되고 있는 주사형 치료제와 함께 환자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치료의 종류를 다양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경증환자나 재택치료 환자가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도 전날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사용대상은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중증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의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확진자로 제한된다.
해당 환자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지 '닷새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하는 것이 권장된다. 구체적으로는 니르마트렐비르 2정, 리토나비르 1정씩을 12시간마다 '하루 2회' 5일 동안 복용해야 한다.
식약처는 이후에도 실제 일선 사용과정에서 부작용 정보는 수집하는 한편 안전사용 조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내 수입사에 국내·외 안전성 정보의 수집·보고를 의뢰한 동시에 생활치료센터, 가정 등에서 치료 중인 환자들이 부작용을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도 정비했다.
식약처는 "국내·외 안전성 정보에 대해 지속적으로 분석·평가함으로써 신속하게 주의사항 안내, 사용중단, 회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것"이라며 "만약 부작용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인과성을 평가해 보상하도록 하는 등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질병청과 협력해 의약전문가, 환자(보호자)에게 안내서를 제공하고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팍스로비드와 동시 복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 정보 등도 제공한다.
식약처는 "임상시험을 통해 관찰된 주요 부작용으로는 미각 이상, 설사, 혈압 상승 및 근육통 등이 있었으나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이었다"며 "약물 이상반응 발생률은 시험군과 위약군이 유사하여 안전성에 대한 우려사항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미 60만 명 분(分) 이상의 경구용 치료제를 선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60만 4천 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과 추가물량 확보도 협의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오늘 오후 질병청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코로나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