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 주인공은 일곱 살 무렵부터 자신에게 빛나는 것들에 대한 리스트를 쓰기 시작한다. 리스트는 물싸움, 풍선, 초콜릿 등 사소한 것들로 가득하지만 이를 채워가는 주인공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리스트에는, 극심한 우울증을 앓는 엄마가 자신이 느꼈던 행복을 느끼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길 바라는 주인공의 마음이 담겼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인공은 리스트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산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면서 슬픔과 절망을 느낄 때 주인공은 리스트를 보며 위로를 받고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주인공은 삶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뒤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간다. 그리고 '관객 배우'에게 묻는다. "행복이란 뭘까요?" '관객 배우'는 답변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요."
공연의 마지막. 주인공은 내게 빛나는 것들 리스트가 담긴 상자를 들고 나와 바닥에 쏟아부었고, 관객들은 객석에서 내려와 리스트에 담긴 내용을 세심히 살폈다. 저마다의 행복을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공유하는 순간이었다.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은 연극 '렁스'의 작가로 알려진 던컨 밀란이 쓴 작품이다. 2013년 영국 로드로우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였고, 국내에서는 2018년 초연했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2022년 1월 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