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해각'이 빠져나올 수 없는 기억과 감정에 얽매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안방극장에 여운을 남겼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 '기억의 해각'은 남편과의 낡고 초라해진 사랑과 이별하려는 오은수(문근영 분)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초라한 행색의 오은수는 그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여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낡은 펜션까지 가 술을 마시던 오은수는 해각(강상준 분)과 첫 만남을 가졌고, 남편 정석영(조한선 분)은 술을 끊으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 오은수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술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오은수와 정석영 사이 균열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정석영은 그의 지친 마음을 두드리는 미숙(이진희 분)을 끝내 뿌리치지 못했다. 반면 오은수는 정석영의 생일을 맞아 미역국을 끓였지만 되레 사고가 날 뻔해 다시금 그와 마찰을 빚었다.
그런가 하면 부부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한 과거가 공개됐다. 알콜릭이었던 정석영은 단주 친목을 권하는 오은수의 말에 화가 나 자해하려 했지만 칼은 말리던 오은수를 향했고 결국 그는 유산했다.
떠오르는 과거에 괴로움을 참지 못한 오은수가 모든 것을 끝내고자 바닷가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러나 이를 발견한 해각이 오은수를 구했고, 위태로워 보이는 그의 술친구를 자처했다.
오은수는 알콜릭인 자신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해각에게 마음을 열며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해각은 정석영의 외도를 알고 술을 마신 채 찾아온 오은수에게 함께 떠날 것을 제안했고 오은수가 이를 수락해 다시 한번 충격을 안겼다.
방송 말미, 해각의 정체가 밝혀졌다. 오은수의 마음을 흔들었던 해각이 사실은 기타를 놓지 않았던 정석영의 과거 모습이었다. 오은수는 해각을 통해 자신이 그리워하던 정석영의 과거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순식간에 사라진 해각에 혼란스러워하던 오은수는 자신을 해각이라고 하는 정석영의 말을 부정하며 괴로워했고, "그 애가 너무 보고 싶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기억의 해각'은 남편과의 지독한 사랑의 감정과 이별하려는 오은수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했다.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21은 '기억의 해각'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