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과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은 경제 안전보장 등에 관한 회의를 전날 온라인으로 열었다.
일본 자민당에서는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외교부회 회장과 이시카와 아키마사(石川昭政) 경제산업부회 회장이, 대만 민진당에서는 국제부 주임인 뤄즈정(羅致政) 입법위원(국회의원)과 경제산업을 담당하는 추즈웨이(邱志偉)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첨단 반도체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일본이 대만 반도체 기업의 일본 진출을 위해 자금 등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등 양측이 협력 방침을 확인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시카와 회장이 "반도체 부족이 여러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하자 추 위원은 "만국 공통의 과제다. 대만이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반응했으며 반도체에 관한 "일본·미국·대만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토 회장은 "일본과 대만의 강점을 합해 공급망이 중단되지 않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언급했다.
그는 대만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한 것을 환영한다는 의견을 회의에서 표명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 없다고 24일 발표하는 등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사실상의 보이콧을 선언했는데, 같은 날 집권당 의원들이 대만 집권당과 공조를 모색하는 회의를 한 것이다.
중국의 군사 압력에 직면한 대만이 미국과 함께 자신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일본과 어떤 거래를 할지 주목된다.
일본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외교 상대국과 외교·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2+2' 회의를 열어 외교·안보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데 대만과도 유사한 형식으로 손을 잡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은 올해 8월에 자민당 외교부회 및 국방부회와 민진당 국제부 및 외교국방위원회가 함께 하는 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2+2 회의를 외교·국방에 이어 외교·경제산업 라인으로 확장한 셈이다.
일본은 1972년 중국과의 수교를 계기로 대만과는 단교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대만과 정부 대 정부 자격의 공식 교류는 하지 않고 있으나, 정치권이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대화를 지속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