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을 통해 31일 0시 기점으로 4년 9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남은 17년 3개월 형을 면제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소식이 전해지자 참여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분노하고 반대한다"라는 취지의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박근혜의 탄핵과 사법처리는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대통령의 정치적 사면은 촛불 시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통합과는 거리가 멀고,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고려에 따른 사면"이라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도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철회하라"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시민들은 "촛불민심을 거슬렀다"라는 의견과 함께 "건강상의 이유로 이제는 나올 때 됐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시청에서 만난 김모(23)씨는 "특별사면 결정에 부정적"이라며 "정해진 법령대로 다 받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 대통령이었다는 특별한 이유로 특별 사면이 되는 건 특혜"라고 답했다.
또 다른 시민 강모(23)씨도 "이번 사면은 특혜 같다"면서 "이번 정부가 끝나는 시점에 보여주기식 아니냐"고 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김나래(31) 기억공간 활동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를 파면하기 위한 촛불시위로 건립한 정부인데, 이런 식으로 일방적 사면 통보로 문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일인지 의심스럽다"고 답했다.
80대 A씨는 "잘못한 것도 있었지만 많이 고생했고 나이도 많으니 풀어주는 게 맞다"라면서 "대통령의 국민 통합 메시지에도 동감한다"고 했다.
최모(95)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사면 결정은 당연하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 안 된 건 아쉽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앞에는 집회 서너 시간 전부터 지지자 및 유튜버 등이 모여들었다. 인천에서 왔다는 70대 당원 윤병관씨는 "(박 전 대통령이) 나오셔서 건강해주셨으면 좋겠고 우리 앞으로 제발 나왔으면 좋겠다"며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지자 유복임(75)씨는 "한쪽으로 반가우면서도 한쪽으로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죄도 없는데 5년이나 가둬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태껏 견디셨는데 이렇게 나와서 활발하게 국민을 위해 노력해주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신병 치료에 전념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부터 지병 치료를 위해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다.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상황에서 법무부 직원들이 철수하면 곧바로 '자유의 몸'이 된다고 밝혔으나 박 전 대통령은 한 동안 입원 치료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