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 받고 수감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복권됐다. 수감생활을 하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등 건강이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법무부는 24일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딛고 온 국민이 대화합을 이뤄 통합된 힘으로 코로나19 확산과 그로 인한 범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 및 복권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 앞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개입 사건으로 별도의 징역 2년을 확정받기도 해 전체 형량은 22년이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이라는 불명예를 겪은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이날까지 1730일째 복역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해왔다. 이달 30일까지 1736일을 채우고 31일 0시에 석방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사면증 교부 등 절차를 진행하고 병원에 상주하는 직원들을 철수하면 사면 절차는 마무리된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를 따로 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수감생활 중에 사용한 물품 등은 대리인을 통해 따로 가져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이후 어깨와 허리 질환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1월과 7월에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2019년 9월에도 성모병원에 입원해 어꺠 부위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22일에는 지병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구체적인 질환명을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정신적인 불안 증세를 보여 이와 관련한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이 악화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형집행정지를) 검토한 바 없다"고 하면서도 "소견서가 있는데 이례적으로 자세히 쓰여 있는 것 같다"고 건강 상태를 밝히기도 해 형집행정지 또는 사면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법무부는 애초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부정적이었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수면 위에서 논의가 되지 않았지만, 사면권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이 홀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