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서초구청은 내년 1월 1일 자 일반직 공무원 인사 발령(6급 팀장급 전보)을 냈다. 그런데 인사 대상자 52명 중 일부가 특정 직원의 승진을 위해 발령됐다는 의심을 받아 조직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반발의 핵심은 보건소에서 근무했던 A 팀장을 B국으로 전보하며 B국 주무팀장 3명을 다른 곳으로 이동 시켰다는 것이다. B국은 보건소보다 승진하기에 용이한 데다, 기존에 근무 성적 평정을 받던 직원들이 나갈 경우 연차가 높은 A 팀장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B국에서 다른 곳으로 전보된 C팀장은 '1번 팀장(주무팀장)'에서 '2번 팀장'으로 강등되고, B국에서 전보된 다른 직원들도 기존 근무 평정이 삭제되고 새로운 근무 평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에 천 부구청장이 자신의 측근을 위해 '편파적 인사'를 했다는 의혹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인사위원회 위원장은 부구청장이 맡는데, 현재 구청장이 궐위된 부구청장의 권한대행체제에선 문화행정국장이 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구청 안팎에선 천 부구청장 주변에 가까운 여성 팀·과장을 두고 소위 '7선녀'라고 부르는 실정이다. 노조 측은 천 부구청장이 수년 간 자신의 측근들을 위해 유리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온라인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관련 의혹 제기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오는 등 내부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전보된 A 팀장도 '7선녀'의 일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덕 서초구 노조 지부장은 "한 번에 한 국의 주무 팀장들을 다 바꾸는 건 전례 없는 경우"라며 "주요 보직을 일정 소수 직원이 독식하는 인사가 문제인데 직원들은 이를 '회전문 인사' '그들만의 리그'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힘 있는 국장, 과장, 심지어 팀장 밑으로 사적 인맥을 형성하는 '줄서기 문화'가 형성돼 있는데 이들 주류에 합류하지 못하면 영원히 '아웃사이더'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천 부구청장을 대리하는 서초구청 관계자는 "임명권자가 인사 고유 권한을 활용해 (직원의) 연령·직급·능력 등을 따져 적시 적소에 배치한 것"이라며 "물론 인사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건 전국 어디서나 공통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또 '7선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가십거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특정 국이 승진에 유리하지 않고 직급일, 나이, 적성, 업무수행 능력 등을 인사위원회에서 평가받고 심의해 승진이 결정된다"며 "팀장의 전보는 단순 직위의 이동이지 강등이 아니다. 전보를 하며 직급을 내린 적도 없고 보수를 삭감하지도 않으며 기존 근무성적평정이 삭제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천 부구청장은 지난달 조은희 전 구청장이 내년 치러지는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이유로 사퇴하며 구청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한편 노조 측은 오는 27일부터 피켓 시위, 기자회견 등 인사 전횡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