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3일 '2020년도 초미세먼지 농도 및 배출변화 특성 연구'를 통해 "정밀 측정기 등을 이용해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과학원 산하 권역별 대기환경연구소 6곳에서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4년 최고 수준 농도를 보인 이후 감소해 지난해 최저 수준 농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적 효과에 대한 판단은 특히 100㎚(나노미터) 이하의 입자와 원소탄소, 바나듐, 니켈 등 저감정책 관련 물질의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다.
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100㎚ 이하 크기 입자와 원소탄소의 농도 등 자동차 배출 입자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100㎚ 이하 크기 입자는 초미세먼지의 1/25, 머리카락 굵기의 1/500(5만㎚) 이하로 주로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며 원소탄소 역시 자동차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다.
이러한 100㎚ 이하 입자개수 감소율은 2018~2020년 사이 수도권에서 26.8%(수도권), 9.7%(백령도)에 달했다.
환경과학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수도권 지역의 경우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등으로 5등급 노후차량 대수가 2018년 말 93만여 대에서 지난해 말 55만여 대로 크게 감소(38만대, 약 41%)해 100㎚ 이하 입자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백령도의 원소탄소 농도(㎍/㎤) 일변동도 입자 개수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다만 연도별 변화는 백령도(25.5% 감소)에 비해 수도권(18.9% 감소)의 변화가 크지 않았는데 "기준이 되는 모수가 백령도가 적어 변동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한편 선박 연료유로 주로 쓰이는 중유를 연소할 때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바나듐과 니켈의 농도 역시 2018년 이후 감소폭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 바나듐 감소율은 백령도에서 86.7%, 수도권에서 83.8%, 중부권에서 90.5%, 호남권에서 88.8%, 영남권에서 89.5%, 제주도에서 93.4%에 달했으며, 니켈 감소율은 백령도에서 36.5%, 수도권에서 60.2%, 중부권에서 45.1%, 호남권에서 35.3%, 영남권에서 63.3%, 제주도에서 63.2%였다.
환경과학원은 "바나듐과 니켈의 농도는 주로 해상으로부터 기류가 유입될 때 높은 것으로 분석돼, 선박에서 사용하는 중유 연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적할 수 있다"면서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황산화물 규제나 우리나라의 해양환경과리법 시행령상 연료유 황함유량 기준 등 선박 관련 국내외 환경규제 강화가 바나듐과 니켈의 감소 추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경유차대책과 선박유 기준 강화 등 미세먼지 저감 대책과 관련된 성분의 농도가 대기 중에서 가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2019년에는 대기 정체와 같은 기상 요건 등의 이유로 전년에 비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상승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대기환경연구소의 장기간, 고해상도 분석을 통해 다양한 개별 정책의 효과를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비롯해
향후 추가 저감에 필요한 과학적 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상세 자료는 올해 말 환경과학원 누리집(www.nier.go.kr) 자료실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