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서정암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길벗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 김지향 이사장
◇서정암> 마음(心) 속 깊이 있는 이야기를 심도 있게 풀어드리는 시사줌인 心터뷰! 오늘 심터뷰 시간에는 길벗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의 김지향 이사장 모셔봅니다. '마을돌봄'을 위해 '간호사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이야기 나눠보죠. 안녕하세요?
◆김지향> 네, 안녕하세요? 저는 길벗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 이사장 김지향입니다.
◇서정암> 길벗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 처음 들어보는 명칭이거든요. '간호사'와 '협동조합'이 함께한 것도 독특한데 '마을돌봄'까지 함께하면 어떤 곳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김지향> 생소하시겠죠? 간호사와 마을돌봄. 사실 마을돌봄이라는 건 작년에 춘천사회혁신센터에서 하는 약사명동과 거두리 두 곳의 케어카페에서 일상의 건강관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마을 안에서 간호사로서 할 수 있는 일상의 건강관리를 돌봄으로 접근한거죠. 간호사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생소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마을돌봄이라는 것은 시범 사업을 통해서 이미 돌봄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마을 돌봄이란 단어를 협동조합 안에 포함 시킨 거죠.
더 궁금하신 건 간호사들이 모였다는 것일 텐데요. 거두리와 약사명동에서도 간호사는 병원에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르신들 또는 주민 분들의 결과를 일상에서 저희가 접근해서 챙겨드리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이런 시범사업을 통해서 하니까 간호사라는 정체성도 이름에 넣어야 되겠고, 마을돌봄이라는 것도 함께 넣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이름이 길어졌습니다.
◇서정암> 그래서 '길벗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 이렇게 이름이 됐는데 지금 그러면 다 간호사분들이신 거네요?
◆김지향> 네, 그렇습니다. 9명이 마음을 모아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서정암> 마을 분들은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케어를 받을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하실 거 같아요. 아까 '케어 카페'라고 말을 하셨어요. 케어카페는 어떤 곳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김지향> 케어는 여러 의미를 담을 수 있어요. 치료의 의미, 돌봄의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저희가 요즘 '커뮤니티 케어'라고 정책적으로 하고 있는 게 있어요. 처음에는 한글로 건강카페를 할까도 했지만 춘천시 사회혁신센터에서 케어카페를 고집하셨어요. 저도 뜻이 나쁜 게 아니니까 나중을 봤을 때 모든 걸 담을 수 있을 거 같았고, 카페라고 하면 모든 분들이 편하게 오고가실 수 있으니까 거기 안에 케어를 붙인 거죠.
◆김지향> 편하게 언제나, 누구든 오실 수 있습니다.
◇서정암> 그곳에 가면 어떤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나요?
◆김지향> 저희가 간호사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중에 혈압, 혈당 측정 등 당뇨와 관련된 것, 체성분 검사, 골밀도 검사가 있어요. 주로 골밀도 하면 누워서 하는 걸로 알고 계신데 그건 치료와 진단 목적이고, 저희는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골밀도 검사가 있습니다. 이거가지고 어르신하고 일상의 건강관리를 측정하고 검사하면서 가지고 계신 만성질환이나 궁금하신 것들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서정암> 그렇군요. 그러면 케어 카페는 가시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시니까요. 보건소를 지나가다보면 기계들이 있어서 무료로 측정을 할 수 있잖아요. 케어 카페에 가면 상담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김지향> 그렇죠. 그런데 이제 말씀하신 곳들처럼 무료로 측정하고 하면 물어볼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간호사들이 혈압, 혈당 체크하면서 설명도 함께 해드리고 있어요. 기존 정상 수치 범위도 말씀드리고, 약을 드시고 계시다면 언제 드시는지, 몇 알 드시는지도 점검해드리고 일상의 건강상담도 해드리고, 삶의 이야기도 들어드립니다. 삶의 이야기는 주민 분들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내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고, 약을 먹고 있다는 걸 말씀하세요. 어떤 건 또 너무 불편하고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시면 그런 것을 가지고 의료적이나 간호학적 입장에서 이야기를 같이 들어드리는 거죠. 약 드시는 거에 대해서 병원을 잘 가시고 계신지도 점검해드리고, 검사를 받으셔야 하는데 안 가시는 건 아닌지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상의 건강관리 한 것을 돌봄수첩에도 기록을 해드려요. 그러면 나중에 병원 가실 때, 고혈압이 있으신 분들이 자가 측정을 하셔서 선생님을 만나러 가셔야 하는데 그거에 대해서 '귀찮아', '잘 모르겠다'고 많이 하셨는데 이곳에 오니까 혈압도 재주고, 기록도 해줘서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처럼 집에서 못하는 걸 여기서 해드리고, 병원에 가져가시니까 저희가 일상의 건강관리까지 도와드리는 거죠.
◇서정암> 제가 보니까 관계도 형성을 하면서 밀착관리를 해주시는 거 같은데 이렇게 보면 노력이나 비용이 많이 들어갈 거 같은데 어떻게 운영을 하고 계신가요?
◆김지향> 지금은 커뮤니티 케어 일환으로 국가 보조 사업을 통해서 저희가 재료나 인건비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주민 분들이 현재는 무료로 받고 계시는 거죠. 작년 5주 동안의 실험적인 시범사업을 했는데 앞으로 지속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것을 같이 고민하면서 제가 5주 동안 프로그램을 매일 하실 수 있도록 기획을 했어요. 그래서 그 안에 미술, 요가, 다도 등을 포함했습니다. 제가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이유는 상담하는 매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신체적 접근이나 정신적 접근이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도 이 세 가지는 같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요. 어르신들이 오셔서 요가 운동을 제일 좋아하세요. 집에 계시면 너무 몸이 찌뿌듯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리고 요가가 어려운 동작을 요하는 활동이 아니라서 어르신들 관절에 무리가 덜 가는 요가를 나름 공부를 하신 선생님을 모셔서 하고 있습니다. 코어 요가라고 해서 하고 있고, 그러면 저희가 주민 분들과 함께 하잖아요. 그 중 마을 활동가님이 함께 하시는데 덕분에 주민분들과 많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또 프로그램이 없는 날은 저희와 마을 활동가님이 함께 요가 복습 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하다보면 주도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하시거든요. 저는 이런 게 굉장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돼요. (저희가) 다른 쪽을 보고 있거나 상담이 길어지면 저희만 의지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활용하시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서 정말 뿌듯하죠. 이제 음악 틀어드리면 자연리듬음악 활동이라고, 리듬에 맞춰 걷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걸 스스로 하시는 거죠.
◇서정암> 많은 분들도 좋아하시고,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 같은데 혹시 방문하신 분들 중에 기억에 남는 방문자 있으실까요?
◆김지향>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긴 하는데요. 어르신들이 섭섭해하실까봐서요. 하하. 그렇지만 약사명동 같은 경우 한 어르신께서 지팡이를 짚고 나오셨는데 그 분이 뇌졸중도 오시고 하셔서 걸음이나 동작도 힘드셨어요. 처음에 요가나 활동 참여에도 어려우셨는데 그 분의 장점은 열정이 넘친다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소파에 앉으셔서 팔 동작을 따라하시고 하셨어요. 저희가 작년 여름 요가 활동을 집중적으로 시작했는데 어르신분이 8월에는 지팡이를 짚지 않고 조용히 요가 매트에 앉으셔서 동작을 따라하시는 거죠. 그때 이제 저희도 감동했지만 같이 하시는 어르신분들이 참 감동 받아 하셨어요. 그래서 그 순간 다들 박수를 쳐주셨는데 저는 그때가 가장 감동적이었고,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할 수 있다는 힘을 부여해드린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정암> 영화 같은 이야기네요.
◆김지향> 그 정도면 집에 가서 연습을 하셨다는 거거든요.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한데 동기부여를 해드렸다는 거에 의미부여를 했습니다. 그리고 효자 꿈마루에서도 한 분 계신데 통장님을 통해서 케어 카페를 아시고, 한 번 나와 봐야지 해서 나오셨는데 사실 그 분이 마음의 힘듦이 많은 남자분이셨는데 그 분이 오셔서 혈당을 체크했는데 338이 나왔어요. 그래서 식사하신 거나 어떤 일은 없었는지 여쭤봤더니 사실 전 날 술을 드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럼에도 너무 높은 수치라서 의구심을 가지실까봐 다음날 또 뵙고 측정을 한 번 더 해드리겠다고 해서 그 다음에 오셨는데 측정해보니까 336이 나온 거죠. 그 전날 술을 드신 것도 아니고 해서 저희가 병원을 가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다행히 저희의 말을 들어주신 거에요. 그날로 병원에 가셨고, 다음날 공복 상태로 혈액검사를 하셨어요. 그리고 당뇨 판정을 받으셔서 현재 약을 먹고 계세요. 그러면서 케어카페에 나와야 하는 이유가 생기신거죠. 매번 결석 안 하시고 나오셨어요. 그리고 결석하실 거 같으면 전화를 꼭 말씀해주세요. 정말 감사드리죠.
◇서정암> 두 가지 사례가 다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러면 좋은 사례도 말해주셨는데 운영하시면서 힘드신 적도 많으실 거 같아요. 어떤 부분이 힘드셨을까요?
◆김지향> 굳이 꼽자면 사실 재정적인 것? 간호사들이 병원 페이를 맞추기에는 지역사회에는 어려움이 많고, 믿을 수 있는 강사진을 섭외하고 많은 활동을 하려면 재정적인 게 첫 번째로 큰 어려움이고요. 그 다음은 간호사들이 나와서 활동하는 거에 대한 간호사들의 인식인데요. 간호사분들이 많이 나와서 지역사회의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는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간호를 할 수 있다는 간호사 스스로의 인식, 기존의 병원에서만 일을 했던 거에 대한 틀을 깨는 것인데요. 사실 기업을 운영하는 것에 가장 큰 고민은 재정적인 거죠. 지금은 국가사업을 함께 해서 가고 있지만 앞으로 어려운 재정적 환경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많은 분들과 소통을 더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이 오시기 하지만 젊은 분들도 오실 수 있으니까요.
◇서정암> 이 방송을 듣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김지향 이사장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들어보고 싶어요.
◆김지향> 저희 간호사 협동조합이잖아요. 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이라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간호사가 들어올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간호사가 지역 사회로 조금 더 많이 나와서 사회적 가치나 그런 공동체의 이해를 위한 일을 많이 해서 건강 관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도우고, 병원에서 드시는 약을 정확히 챙겨드실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 또는 케어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또 치료공동체라는 목표점이 있어서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간호사 선생님들이 지역 사회가 아닌 병원에 많이 계시는데 지역사회에 능력이 많은 간호사나 퇴직하신 선생님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서정암> 앞으로 조금 더 많은 곳과 많은 분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길벗마을돌봄 간호사협동조합 김지향 이사장 이사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지향>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