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기관사에게 건넨 길잃은 할머니의 사탕 한움큼

서울교통공사 '올해의 기관사' 조동식 기관사 사연

연합뉴스
2호선 열차 운행을 마치고 여느 날처럼 신정차량기지로 차량을 운전해 돌아온 조동식 기관사.

객실 안에 남은 승객이 있는지 확인하던 중 미처 열차에서 내리지 못한 할머니를 발견했다. 할머니는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남은 일도 있었지만, 할머니가 지하철 안에서 길을 헤맬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조 기관사가 "신촌역까지 모셔다드리겠다"고 말했지만, 할머니는 바쁜데 괜찮다며 한사코 거절하면서 사탕 한 움큼을 조 기관사에게 건넸다.

결국 '실랑이' 끝에 할머니를 신도림역으로 모시고 가 신촌행 열차를 태워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서울교통공사의 최우수 기관사 선발대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올해의 기관사'로 뽑힌 조 기관사는 "일하면서 고객님께 무언가를 받아본 것이 처음이었다"면서 "최고로 뿌듯함을 느꼈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신정승무사업소 소속 조 기관사는 2007년 입사한 뒤 차장 업무를 맡아왔으며 기관사 업무를 맡은 지는 이제 3년이 채 안 됐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역량으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올해의 기관사'로 선발됐다고 서울교통공사는 22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 기관사를 포함해 우수 직원 10명이 선발됐다.

안창규 서울교통공사 승무본부장은 "이번 대회는 고객의 안전하고 편안한 지하철 이용을 위해 필요한 승무 직원의 자질을 평가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시민들을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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