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입품목 83.5% 중국 의존…제2 '요소수 대란' 올 수도

부산항 신항. 부산항만공사 제공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반복되고 있지만, 부산의 대(對)중국 수입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됐던 사태나 최근 '요소수 대란'과 같은 위기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역기업들의 우려가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2일 대외 무역거래에서 통용되는 품목분류 'HS코드'를 기준으로 분석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에 따른 부산지역 대중국 수입 의존 현황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를 보면 부산의 대중국 수입은 규모, 증가율, 비중 등 모든 면에서 주요 수입국에 비해 빠르게 확대됐다.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부산의 대중국 수입액은 33억 7254만 달러로 주요 수입국인 일본(15억 5306만 달러), 미국(9억 5500만 달러)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수입 증가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중국은 28.9%나 증가해 일본(19.1%), 미국(7.6%)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 수입 비중이 부산 전체 수입액의 29.7%를 차지하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부산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부산에서 수입하는 총 1078종(HS 4단위 기준) 품목 가운데 중국 수입 품목은 무려 900종으로 부산 전체 수입 품목의 83.5%에 달한다. 이 중 90% 이상 고(高)의존 품목은 160종, 100% 중국 의존은 75종이나 된다.

90% 이상 의존 품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8종과 비교해 32종 증가했으며 이들 품목의 수입금액은 2019년 4억 1852만 달러에서 올해 6억 6138만 달러로 무려 58%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수입액임을 고려하면 실제 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부산상의 제공
코로나19 이후 중국 공급망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증가하는 것은 인건비와 물류비를 앞세운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어려운 데다 주요 원자재를 중국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전량 의존하는 수입품목은 비철금속, 유기화합물 등 산업용 원재료와 각종 식용제품, 직물제품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알루미늄, 마그네슘은 각종 산업에 필수 원재료로 사용되는 품목이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면 언제든지 요소수 대란과 같은 공급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기업 전반의 생산 공정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은 만큼 큰 틀에서 전략적 준비가 시급해 보인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요소수 대란으로 큰 곤욕을 치른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고 생산공정에서 비중이 큰 필수품목에 대해서는 대체 수입선 확보와 비상시 품목별 재고관리 매뉴얼 구축 등 정부와 기업이 함께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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