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논평]"외치기 보다는 들을 때" - 이상화 목사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는위드 코로나가 되더라도 기존 교인의 30%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는데, 실제로 예배당 많은 좌석이 비워진 채 예배를 드린 교회들이 많았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위드 코로나가 선언되고 단계적 일상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교회 입장에서는 그동안 자유롭지 못했던 예배당 출입과 예배 환경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교회가 당면한 현실은기대반 우려반인 것을 확인합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위드 코로나 전환 속에서 꺾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는 연세 높은 성도들과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 세대인3~40대 젊은 성도들의 현장 예배 참석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는위드 코로나가 되더라도 기존 교인의 30%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는데, 실제로 예배당 많은 좌석이 비워진 채 예배를 드린 교회들이 많았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현장 예배 참석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세기에 진입한 직후 한국 교회를 방문한 한 미국 신학자가 21세기 서구 교회의 현실을 "양들이 떠나 버린 우리"라는 은유적 표현을 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교회 지도자들은 "양들이 모두 떠나 버린 우리를 지키는 목자들의 형국"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역시 현실을 직시하고 교회 지도자들이 스스로의 리더십을 잘 점검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양들이 떠나 버린 우리를 지키는 목자'의 그림은 상상만 해도 우울합니다. 아무리 큰 소리로 외쳐 불러도 그 소리를 들어야 할 양들이 없다면 목자의 휘파람이나 외침은 소음에 불과합니다. 양들을 지키는 막대기를 힘차게 휘두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 역시 허공을 가르는 무의미한 동작에 불과합니다.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의 상황은 오리무중이고 불투명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심리적, 생리적으로 긴장 상태가 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측 불가능하고 부정적인 정보를 계속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금 교회 지도자들의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닙니다. 이런 때일수록 과연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외치고 행동하기보다는 우선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입은 하나로 만드시고, 귀를 두 개로 만드신 이유는 다름 아니라 말하는 것보다 잘 듣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말을 기억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먼저는 모든 진리의 기준인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동시에 성도들과 세상의 소리를 더욱 진지하게 듣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가 우리 공동체 안에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 수 있는 지혜가 모아지고, 그 지혜를 하나 하나 실천한다면 불확실한 현실을 가능한 현실로 전환시키고 미래의 희망을 키워갈 수 있을 것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