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병상확보와 관련한 특별지시를 내려 "국립대병원의 의료 역량을 코로나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라"고 밝혔다. 또, 청와대 내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병상 문제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병상 확충 관련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고 강력한 거리두기로 회귀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병상 확보가 필수라고 보고 문 대통령이 직접 세부적인 지시를 내린 것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코로나 병상 확보는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며 "지난 1년간 진료 병상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재택치료를 확대하는 등 환자 증가에 대비했지만 일상회복을 뒷받침하기엔 충분하지 못했다"고 부족함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총 4가지를 지시했다.
첫째로 문 대통령은 국립대병원의 의료역량을 코로나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전남대, 부산대, 경북대 등 전국 주요 국립대병원이 코로나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수도권 공공병원 가운데 가능한 경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공공병원이 코로나 진료에 집중하면서 발생하는 진료 차질과 의료 공백을 최소화힉 위해 사립대병원 등 민간병원은 전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을 코로나 대응에 집중시켜서 일반 진료와 코로나 진료를 분리시킨다는 대응이다.
세번째로 "코로나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이 운영하는 것과 같은 모듈형 중증병상 확충을 적극 추진해 달라"고 밝혔다. 모듈형 중증병상은 이동식으로 올해 초 한국과학기술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기존 음압병동 설치 비용보다 저렴하고 이동과 보관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의료 인력을 코로나 환자 진료에 최대한 투입해 달라"면서 "최소한의 필요 인력을 제외한 코로나 진료 관련 전문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중증환자 진료 병원에 배치하고 내년 2월 말부터 임용훈련을 하는 신입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도 코로나 진료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지시는 서울대병원이 최근 결정한 조치들과 맞닿아 있다. 서울대병원은 척수, 뇌 수술 등 급한 수술은 미루고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100개 늘리며, 모듈형 병상을 자체 설치하기로 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같은 움직임에 정부에서도 힘을 싣고 적극 독려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청와대에는 병상확보를 위한 민관 합동의 TF가 구성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코로나 진료에 참여하는 병원들에 대해 충분히 재정적 지원을 하고 손실을 보상하라"며 "청와대는 병상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와 민간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병상 문제를 직접 챙기며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