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한 달 수색 장기화, 곰 '겨울잠·폐사' 가능성
20일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 등에 따르면 곰 포획단은 지난달 22일 처인구 이동읍의 농장에서 탈출한 곰 5마리 중 4마리를 생포 또는 사살한 뒤 나머지 1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은 한 마리의 행방이 한 달이 다 되도록 묘연해지자, 전문가들은 곰이 동면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통상 야생곰은 11월~1월에 겨울잠을 잔다.
한 동물 행동 전문가는 "지금까지 잡히지 않는 걸 보면 농장에서 충분한 먹이를 섭취한 뒤 동면에 들었거나 반대로 추위와 굶주림에 어디선가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최근 농장주가 구속된 뒤 사육장 관리를 맡은 민간단체는 곰이 굶주리지 않도록 과일과 꿀, 생선 등을 곰들에게 먹이로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충분한 먹이로 배를 채운 곰이 인근 골프장 배수관로나 폐가 등에 들어가 겨울잠을 자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포획단은 해당 장소들을 집중 수색하기도 했다.
포획단 철수 후 '유인·관찰' 방식으로 전환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1일부터 곰을 추적해오던 포획단을 현장에서 철수시켰다. 대신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LTE카메라 10대를 농장 주변과 야산 등지에 설치했다. 카메라 영상은 곰 전문가인 국립공원공단 소속 대원들이 감시‧분석하게 된다.
또 곰이 이동할 만한 길목에는 먹이로 곰을 유인해 포획하는 대형 트랩 3대도 설치됐다.
다만 당국은 주민 안전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인 1조로 구성된 포획단이 곰 농장 인근에서 상주하도록 했다. 경찰 역시 수시로 곰 관련 제보사항을 확인하는 등 순찰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요란하게 뒤지기 보다는 차분히 곰이 움직이기를 기다려 포획하려는 취지"라며 "24시간 모니터링과 경찰 순찰 병행으로 주민 안전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곰 탈출 '반복'…근본 대책은 어디에
특히 2012년 4월에는 농장을 달아난 곰이 한 등산객의 다리를 물어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농장주는 올해 7월 곰 탈출 당시 자신의 불법도축 행위를 숨기기 위해 탈출 곰 마릿수를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로 거짓 신고한 사실 등이 드러나 구속됐다.
이후 한강유역환경청이 야생생물관리협회에 위탁해 먹이를 주며 곰을 보호해 왔지만, 낯선 사람들의 방문 등으로 예민해진 곰들이 또 다시 탈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이번에 탈출한 곰을 찾기 위한 수색이 장기화되면서, 곰들이 어떻게 우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0월 27일자 "[영상]"사람만 보면 '으르렁'" 방치된 곰들, 이대로 괜찮나" / CBS노컷뉴스 11월 25일자 "외부 침입은 없었다는데…곰 탈출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