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선거제를 전면 개편한 후 홍콩에서 19일 처음 치러진 입법회(의회) 선거에 서방 언론은 싸늘한 눈길을 보냈다.
이번 선거 후보 중 야권 후보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편으로 입후보에 대한 자격심사가 생겼고 직선출 의석수는 축소됐다.
지난해 6월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된 후 주요 민주인사들이 대거 투옥되거나 일부는 해외로 도피한 상황이기에 홍콩 민주진영은 선거제 개편에 항의해 후보를 아무도 내지 않았다.
주요 서방 언론은 이런 사실을 꼬집으며, 이번 선거가 홍콩 시민의 외면을 받는 선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야당 없이 치러지는 홍콩의 첫 선거, 누가 투표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많은 야당 후보들이 투옥된 가운데 치러지는 일방적인 의회 선거에 대해 많은 유권자가 외면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WSJ은 현지 기관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궁금하지 않고, 사람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지가 유일한 관심사"라고 전했다.
홍콩민의연구소(PORI)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응답자의 48%로, 1991년 이후 최저치로 파악됐다.
WSJ는 이전부터 입법회의 구성이 친중 쪽으로 기울어진 데다 선거제 개편으로 친중 성향인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의 입김이 세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PORI 조사 결과를 인용해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친중 세력이 입법회를 장악한 가운데 유권자가 투표하러 나올지가 가장 큰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두고 "공산당이 홍콩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겨우 야권 시늉을 하는 세력에 일부 공간을 내주는 첫 선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BBC 방송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입법회에서 민주인사들이 배제되면서 홍콩의 민주적 절차와 제도는 잠식되고 있다"라며 "투옥된 조슈아 웡 등 대부분의 민주인사는 홍콩의 독립을 주장한다는 이유로 선거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