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대 그룹 중 SK의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현대자동차도 그룹의 시가총액이 늘었지만, LG그룹은 감소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SK 그룹 상장사 27개 종목(우선주 포함)의 시총 합계는 211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말(169조2천억원)보다 42조5천억원(25.13%)가량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19조7천억원, 16일 종가 기준 시총)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12조3천억원)의 올해 상반기 증시 입성이 그룹사 시가총액 규모 증가를 주도했다.
그룹사 맏형 SK하이닉스도 1년 새 시총이 4조원(4.64%) 가까이 증가했고 SK이노베이션(19.74%), SK(7.69%), SK텔레콤(42.95%) 등도 시총이 불어났다. 반면 SK바이오팜(-40.89%), SK케미칼(-43.48%) 등은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체 증가율을 소폭 깎아내렸다.
그룹주 1위인 삼성그룹 23개 상장사의 시총은 지난해 말(724조6천억원)보다 8조원(1.10%)가량 증가한 732조6천억원이다. 삼성그룹주 시총은 그룹 내 주도주 삼성전자 주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 품목 허가 등에 최근 약진하면서 시총이 작년 말 대비 8조7천억원(15.98%) 증가한 63조원대를 기록, 현재 네이버와 시총 3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또 삼성SDI(8.76%), 삼성화재(12.80%), 삼성엔지니어링(71.32%) 등의 시총이 증가했고 삼성물산(-15.22%), 삼성생명(-14.54%), 삼성에스디에스(-11.20%), 호텔신라(-7.53%) 등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상장사 17곳의 시총은 작년 말보다 17조2천억원(14.47%, 118조8천억원→136조원) 증가했다. 호실적 등에 기아(37.34%)를 비롯해 현대차(9.11%), 현대제철(8.33%), 현대건설(31.18%), 현대오토에버(5.26%), 현대위아(43.55%) 등 13개 종목의 시총이 증가했고 현대모비스(-4.11%), 현대글로비스(-10.60%) 등 4개 종목의 시총은 감소했다.
반면 LG그룹(134조6천억원)은 시총이 9조4천억원가량 줄면서 현대자동차에 밀려 그룹 시총 4위로 내려왔다. LG화학 시총이 전기차 리콜 여파 등에 8조4천억원(14.44%) 쪼그라들면서 그룹주 전체 시총 감소를 주도했다. LG이노텍은 애플카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81.92%나 뛰었으나 LG전자(-3.70%), LG생활건강(-29.94%) 등도 그룹 시총을 깎아내렸다.
그룹사 시총 10위권을 보면 카카오 그룹이 단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작년 말 37조4천억원에 불과했던 카카오 그룹 시총은 현재 115조1천억원 규모로 1년 새 3배 수준으로 덩치가 커졌다. 카카오그룹은 한때 시총 3위 자리를 넘보기도 했으나 빅테크 규제 이슈, 카카오페이 주가 부진 등으로 현재 5위에 머무르고 있다.
네이버(그룹 시총 63조7천억원)와 포스코(그룹 시총 40조2천억원)의 시총은 작년보다 36.9%, 20.9% 증가해 각각 6위와 8위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상장 등으로 시총이 25조원대로 증가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몸집이 가장 많이 준 곳은 셀트리온(-37조4천억원·45%↓)으로 순위도 5위에서 7위로 밀렸다.
올해 그룹 시총 순위에 지각 변동을 불러온 그룹별 대형주 상장이 내년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특히 내년 1월 상장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공모가 기준 60조원~70조원으로 전망되는데 100조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LG그룹주가 현대차는 물론 SK까지 넘어 시총 2위로 올라설 거란 예측도 제기된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내년 상장을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기준 시총은 4조원~6조원대다.
카카오그룹 역시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