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유시보는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해 오후 7시 5분(현지시간) 현재 제4원전 상업 운전 개시, 성장 촉진제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 등 4개 안건 모두 반대표가 400만 표를 넘기면서 절반 이상을 득표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민투표법에 따르면 유효 찬성 득표수가 반대 득표수보다 많고, 유효 찬성 득표수가 전체 투표수의 4분의 1 이상이면 국민투표 결과가 가결된다. 이에 따라 4개 안건이 통과되려면 495만표의 찬성표가 필요하지만 반대표가 오히려 찬성표를 누르면서 모두 부결됐다.
차이잉원 총통은 4개 안건 부결이 확정된 후 총통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투표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오직 국가의 미래만이 문제"라며 투표에 참여해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번 국민투표 과정은 대만이 세계로 나아가기를 원하고 국제사회에 적극 참여하기를 원하며 에너지 전환 정책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4개 안건에 대한 국민투표는 집권 2기 3년차를 맞는 차이잉원 총통의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면서 일부 안건이라도 통과될 경우 차이 총통의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일부 안건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만 국민들은 중국의 위협이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에서 4개 안건 모두를 부결시킴으로써 차이 총통에 힘을 실어줬다. 국민투표가 모두 부결되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개 안건 모두 동의를 구호로 찬성표를 호소했던 제1 야당 국민당의 주리룬 주석은 패색이 짙어진 후 기자회견을 통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며 사과하고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주 주석은 4개 안건 가운데 일부라도 동의를 이끌어 낼 경우 2024년 차기 대선과 관련해 당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