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가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4개국 중 가장 많은 메달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현지시간 8일부터 17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1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기준은 물론이고, 인상·용상·합계 총 메달 수에서도 1위에 올랐다.
남녀 10체급씩, 총 20개가 걸린 합계 금메달 중 한국이 4개를 획득했다.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도 수확했다.
개최국 우즈베키스탄(금 2, 은 3)에 앞선 1위였다.
합계 메달 수도 7개로 5개의 우즈베키스탄을 제쳤다.
세계역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대회와 달리 인상, 용상, 합계 부문 메달도 시상한다.
한국은 메달 180개가 걸린 이번 대회에서 21개를 따냈다. 금메달 9개, 은메달 5개, 동메달 7개가 한국의 몫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메달 14개(금 6, 은 6, 동 2)로 한국에 이어 총 메달 수 2위에 올랐다.
대한역도연맹은 "한국 역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과"라고 자평했다.
종전 한국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2009년 고양시 대회에서 거둔 '합계 기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인상, 용상, 합계 메달 합산' 금메달 7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였다.
당시 한국은 중국(합계 금 7, 은 3, 동 3·메달 합산 금 18개, 은 12개, 동 9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대회 결과만을 보고 한국을 '역도 최강국'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역도 최강국' 중국이 불참했다. 중국역도연맹은 "선수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노출할 수 없다"고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2인자' 북한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중국은 합계 기준 금메달 20개 중 10개를 독식하고 은메달 5개, 동메달 3개도 얻었다. 인상, 용상, 합계 메달은 총 53개(금 29개, 은 14개, 동 10개)였다.
북한도 2019년 합계 기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땄다. 인상, 용상, 합계 메달 수는 24개(금 7개, 은 12개, 동 5개)였다.
당시 한국 역도는 합계에서는 은메달 1개만 얻었고, 인상, 용상, 합계에서 총 4개(금 2, 은 2)의 메달을 획득했다.
중국과 북한이 빠진 자리는 그만큼 컸다.
여기에 올해 8월에 폐회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상당수가 '부상 위험'을 이유로 이번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했다.
물론 한국 역도는 이번 대회 성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상처를 입었던 한국 역도에 희망을 안긴 장면도 많았다.
'라이징 스타' 신록(19·고양시청)은 남자 61㎏급 경기에서 인상 132㎏, 용상 156㎏, 합계 288㎏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한국 역도 선수가 단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인상, 용상, 합계 모두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역도선수권대회 합계 4연패(2005, 2006, 2007, 2009)를 달성한 '역도 여제' 장미란도 매번 인상 부문은 다른 선수에게 1위를 내줬다.
1999년생 이민지(22·울산광역시청)는 여자 76㎏급에서 용상과 합계 1위에 오르며 '국제 경쟁력'을 증명했다.
한국 역도는 '세대교체'에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역대 최고 성과를 낸 한국 역도 선수단은 23일 오전에 귀국한다. 우즈베키스탄이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생한 곳이어서, 선수들은 열흘이 아닌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