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8일 '4개 안건' 국민투표…하나라도 통과되면 차이잉원 타격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대만이 18일 4가지 안건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른다. 사안별로 찬성이 반대보다 높고 찬성률이 전체 유권자의 25%를 넘으면 구속력을 갖는 구조여서 투표 결과에 따라서는 차이잉원 총통의 국정운영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민투표에 부쳐지는 안건은 제4원전 상업 운전 개시, 성장 촉진제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 국민투표를 대선과 연계시키는 문제, 북부 타오위안의 조초(산호의 한 종류) 해안에 건설 중인 천연가스 도입 시설 이전 등 4가지다.
 
이 중 제4원전 상업 운전 개시는 차이잉원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수 있는 사안이다.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된 차이 총통은 2025년을 목표로 탈원전을 추진해왔다.
 
대만 제4원전. 연합뉴스

대만에는 1~4원전이 있는데 이 중 제4원전을 제외한 나머지 원전들은 노후화해 이미 가동을 중단했거나 곧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따라서 국민투표 결과 제4원전 가동이 결정되면 차이 총통의 탈원전 정책이 유지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미국산 돼지고기는 야당인 국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지난해 12월부터 수입이 개시됐다. 차이잉원 정부는 101개국이 락토파민 함유돼지 고기 수입을 개시했는데 대만이 국제기준에서 이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의 요구를 먼저 들어준 성격이 강하다. 현재 수입금지 찬성 여론이 약간 우세한 편이다.
 
미국산 돼지고기는 야당인 국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지난해 12월부터 수입이 개시됐다. 사진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반대 요구하는 대만 시위대. 연합뉴스

이 밖에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연기되었지만 8월 네째 주 토요일에 치르도록 고정돼 있는 국민투표 날짜를 총통선거와 일치시킬지는 묻는 안건과 북부 타이위안 산호초 해변에 위치한 LNG 시설을 이전하는 문제도 관심 사안이다.
 
차이잉원 총통과 여당인 민진당은 4개 사안 모두 부동의를, 주리룬 주석이 이끄는 야당 국민당은 모두 부동의를 구호로 내걸고 유권자의 표심에 다가가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민진당은 국민당이 국민투표를 통해 대만을 혼란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며 국민투표가 승인된다면 국민당이 대만에서 권력을 장악하고 이는 베이징을 기쁘게 할 것이라며 반중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을 써왔다.


반면 이번 투표를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중간평가로 바꾸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민당은 돼지고기 수입 반대에 대한 여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수입을 허용했다며 차이 정부가 국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4개 사안 모두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재집권 3년차로 접어드는 차이잉원 총통으로서는 4개 사안 중 어느 하나라도 통과되면 국정운영 동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국민당으로서는 이번 국민투표에서 승리하면 2024년 총통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예상투표율과 찬반 수치를 보면 락토파민 돼지고기 수입 금지와 LNG 시설 이전 등은 통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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