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억 원대 통상임금' 노조 승소…현대중 노사 희비 교차

현대중공업 노조 측이 16일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판결에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은 이날 노조 승소 취지로 판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대법원이 6000억 원대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노동조합 측 승소 판결을 내리자 노사 분위기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날 대법 판결이 나자  "대법이 노조 승소 취지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보고하면서 기쁨을 나누고자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며 승소 소식을 알렸다. 이어 "통상임금 대표소송은 2심 재판부에서 다시 '파기환송심'을 하게 된다"며 "법률대리인과 논의해 소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히고 "회사는 조속한 시일 내 미지급 임금 지급 계획을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당사 입장과 차이가 있어 판결문을 받으면 면밀히 검토해 파기환송심에서 충분히 소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 소급분에 포함할지를 놓고 노사가 다툰 것으로 1심에선 노측이, 2심에선 사측이 승소했다.

연합뉴스
대법은 이날, 사측의 경영상 어려움을 고려했던 2심 판결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다시 2심으로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노조가 사실상 승소했다.

한편 경영계는 이번 대법 판결과 관련해  기업경영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논평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국가 경쟁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인정하지 않는 이번 판결로 인해 예측지 못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기업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날 논평을 내고 "대법원은 사용자가 경영 상태 악화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기존 신의칙 판단 기준을 더욱 좁게 해석하며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오늘날 산업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등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위기와 변화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며 "현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으로 산업현장에 혼란과 갈등만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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