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지난 15일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은 명백한 오류라며 '정답 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입시혼란 최소화를 위해 당초 17일이던 선고일정을 이틀 앞당겨 소송이 제기된지 13일만에 이례적으로 초고속 판결을 내렸다.
출제오류로 혼란을 야기한 교육당국은 공신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됐고 수능에 대한 불신도 커지게 됐다.
수능 출제오류 논란은 1994학년도 수능이 처음 치러진 이후 이번이 벌써 7번째다.
출제오류가 공식 인정돼 '복수 정답' 또는 '정답 없음'이 인정된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2010학년도, 2014학년도, 2015학년도, 2017학년도에 이어 5년만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평가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으며 강태중 원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평가원은 지난 10일 성적 통지 때 공란처리했던 생명과학Ⅱ 응시생 6515명에 대해 전원 정답 처리한 성적표를 전날 오후 6시부터 온라인으로 제공했다.
이미 18일로 연기된 대입 수시전형 일정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추가 변경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모두 정답' 처리로 평균이 올라가면서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69점에서 68점으로 1점 하락하고 1등급 커트라인(컷) 표준점수는 65점에서 66점으로 올라갔다.
1등급 학생 수는 309명에서 269명으로 40명이 줄었고 1~2등급 사이, 2~3등급 사이에 걸려있던 학생 다수의 등급이 떨어졌다.
점수변동에 따른 등급 컷도 달라지면서 수시는 물론 정시 전형에도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한 학생이 추가로 발생했을 수 있어 입시의 변수가 될수 있다.
또한 생명과학Ⅱ 응시자 수는 전체 응시생 44만 8138명의 1.5%로 비율은 적지만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과목이다.
이에 따라 전국 의약학계열을 비롯해 이과 상위권 학생들의 평균점수가 올라가면서 자연계열 최상위권 경쟁이 더 치열해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첫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과학탐구영역의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빚어지는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모집에도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지고 교차지원으로 문이과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수험생들의 대입 혼란도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