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전 장관은 15일 오후 민주노총 본부에서 양경수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지지를 구했다.
지난 10월 강 전 장관이 ILO 사무총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자 민주노총은 "강 전 장관의 경험과 비전은 ILO 사무총장 직책과 한참 거리가 멀다"며 "강 전 장관의 국제노동기준에 대한 공약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ILO는 개발협력기구가 아니다"라고 반대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이후 강 전 장관은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노사 단체를 찾으며 지지를 요청했지만, 민주노총은 찾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9월 구속됐던 양 위원장이 지난 달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이날 간담회가 성사됐다.
다만 "ILO가 UN 체제에서 두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노동권은 아니지만 인권 업무를 오래 했고, UN 전반에 대한 경험이 있어 ILO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 역량을 내가 갖춘 것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 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ILO 사무총장이) 중재자 역할이 아니라 촉진자 역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노사) 양측 입장의 조율을 넘어 뚜렷한 지향을 갖고 끌고 가야 노동자의 권리,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어 달 공부로 (노사 갈등을) 해소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데 우려가 많다"며 "3자 기구 수장 역할을 하시는 것보다는 국내 노동자 모습 좀 더 살피고 그걸 기반으로 확산해나가는 것이 적절치 않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후보님이 노동현장 직접 가보신 경험 많지 않을 거 같다. 대표자로 만나서 할 얘기도 있겠지만,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정부, 사용자와 대화할 때 현장 상황에 근거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한국 노동 현장을 많이 경험해보고 ILO 사무총장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조언했다.
현 정부에 대해서도 "노동에 대한 전반적인 가치를 하락시키고, 노동자들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이런 정부의 국가가 ILO의 수장으로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국내 노동현실이 토대를 갖춰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ILO는 28개국 정부 대표와 노동자와 사용자 대표 각각 14명 등 총 56명이 참여하는 이사회 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을 선출한다.
내년 3월에 진행하는 ILO 사무총장 선거에는 강 전 장관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음툰지 무아바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토고 질베트 웅보 세계농업기구 사무총장, 프랑스 노동부 장관 출신인 뮤리엘 페니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호주 그렉 바이슨 ILO 사무차장이 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