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오랫동안 개역개정판 성경을 예배용 성경으로 사용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이 성경으로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성경은 한자와 옛문체가 많아 요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성경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대한성서공회가 젊은 세대를 위한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출간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스마트폰과 테블릿PC 등 디지털 매체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 세대를 위한 '새한글성경'이 출간됐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2012년12월부터 각 교단의 40대 젊은 성서학자들과 국어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새한글성경 번역 작업을 진행해 약 9년여 만에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발간했습니다.
새한글성경은 '성경' 원문에 충실하게 변역하면서도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어휘와 쉽고 간결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한 문장이 16어절 50글자를 넘지 않도록 번역해 휴대폰이나 전자매체로 읽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 과거에는 통용됐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지 않는 낱말은 가능한 현재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새로운 표현을 찾아 번역하고 전통 번역은 괄호 안에 병기했습니다.
외래어 음역의 경우 기존 성경의 음역을 존중하면서도 초중고 교과서와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일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녹취]
(이두희 / 대한성서공회 번역담당 부총무)
"성경에 나오는 (외래어) 음역 방식과 일반 교과서의 음역 방식의 차이로 인해서 그 둘 사이에 갭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같은 걸 모르게 되고 성경의 역사성들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는 애로사항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음역을 교과서 기준에 맞춤으로써 세상과 소통하는 측면도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하나의 큰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새한글성경은 무게나 길이 부피 등 도량형 또한 현재 사용되는 단위로 바꿔서 담았고, 특정 사회계층을 비하하는 느낌을 주는 낱말도 문맥에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통용되는 말로 번역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화문인 경우 상황에 맞는 입말로 옮기고 예수님의 말씀은 상황에 따라 격식체와 해요체 등 친밀한 어투를 적용했습니다.
[녹취]
(민현식 / 서울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 새한글성경 국어 책임감수)
"사회적으로 하층이라고 할까요 천대받던 그런 분들에 대해서도 예수님께서 높여서 말씀하신 그런 걸 최대한 살리도록 하였고요. 때론 제자들에게 말씀하면서도 다소 명령적인 표현이 필요할 때는 상황에 따라 높임법을 다양하게 활용했습니다."
새한글성경은 우선 신약과 시편이 출간됐으며, 오는 2023년까지 구약 번역 작업을 마무리해 출간할 예정입니다.
대한성서공회는 새한글성경을 온라인에도 공개했습니다.
온라인 새한글성경은 성경 본문과 더불어 각종 해설과 그림, 동영상 등 성경 이해를 돕는 다양한 자료들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한성서공회는 새한글성경이 젊은이들의 신앙생활은 물론 기성 세대에게도 기존 성경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대한성서공회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출간 기자회견 / 15일, 서울 새문안교회
(영상기자 / 이정우, 영상편집 /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