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나는 휴양지에서 일한다' 코로나19 이길 워케이션 ②근무중 사람몰리는 강원…워케이션이 만든 기적 ③일+휴가 시장 잠재력 큰 '워케이션' 제주도는 나몰라라 ④단체 일주 제주관광 지고 마을 체류 힐링여행 뜬다 ⑤'체험도 휴양도 가능' 제주 마을관광의 매력 그러나 ⑥전담조직없는 제주 마을관광 '여행객' 외면 ⑦잠재력 큰 제주 마을관광 '컨트롤타워'가 없다 ⑧코로나 위기 기회로 바꾼 제주 마을여행 '머체왓숲길' ⑨'보고 즐기고 쉬고' 제주 동백마을에선 다 된다 ⑩제주 이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 마을여행 중심에 서다 ⑪제주에서 일하멍 쉬멍…'워케이션' 바람 거세다 ⑫'숨겨진 제주 곶자왈이 환상숲으로' 마을주민이 쓴 기적 ⑬주부와 청년이 뭉친 제주 하효마을, 최고의 관광지가 되다 (계속) |
뺴어난 해안절경과 고품질 감귤 주산지로 유명한 제주 서귀포시 효돈동 하효마을.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효돈천 하류의 '쇠소깍'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깊은 웅덩이에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을 나타내는데, 소가 누워있는 듯한 형태의 깊은 웅덩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효마을이 있는 효돈동은 서귀포시 남원읍과 함께 감귤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하효마을은 한라산 남쪽 앞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고품질 감귤 주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같은 마을 자원의 가치는 주민들에 의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지난 2017년 하효마을 부녀회원과 지역주민 25명은 하효살롱영농조합을 설립했다. 마을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관광을 통한 지역의 소득창출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조직을 만든 것이다.
실제로 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감귤로 과즐과 타르트를 만들어보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귤과즐은 과즙과 우리밀 100%를 사용해 만든 제주 전통 한과이고 감귤타르트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건강식 타르트에 감귤 과육을 얹은 디저트 음식이다.
또 제주 팥으로 만드는 전통 오메기떡과 더불어 한라봉 향초 만들기와 청귤청 만들기도 체험거리다.
이같은 감귤과즐과 타르트, 오메기떡은 하효맘이라는 브랜드로 일반에 판매되고 있다.
감귤푸드를 활용한 농가정식 메뉴도 인기다. 제주옥돔과 감귤된장이 어우러진 밥상을 비롯해 제주의 다양한 생선과 해조류로 끓여낸 바릇국 한상이 개발돼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하효살롱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체험 프로그램에는 1968명여 명이 참여했고 과즐과 오메기기떡 등 상품 판매까지 더해진 매출액은 6억 5716만원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와중에도 3073명이 참여해 지난해보다 1천 명 이상이 늘었고 매출액도 2배가까이 뛴 11억 1240만원을 기록했다.
지역 농산물로 체험거리를 개발하고 상품 판매로까지 이어지면서 6차산업의 모델로도 손색이 없다.
쇠소깍 테우 타기는 하효마을회가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당초 마을 청년들이 쇠소깍 축제도 하며 시작해 지금은 쇠소깍협동조합 중심으로 테우 타기가 진행되고 있다.
테우는 가까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할 때 타던 제주 전통 뗏목으로 쇠소깍에서 테우를 활용한 해상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것.
테우를 타면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인 효돈천과 쇠소깎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고 하효마을에 대한 설촌과 설화 등 다양한 지역문화도 알 수 있다.
쇠소깍협동조합은 지난해 3만 8천 명이 체험해 13억 4127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5만명 참여에 15억원의 매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감귤과 쇠소깍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먹거리 판매는 모두 마을 주민들의 몫이다. 지역주민의 90%가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하며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또 수익금은 지속가능한 관광마을로 발전하기 위한 비용과 노인·청소년 복지 프로그램 운영에 쓰이고 지역문화와 자연유산 보존을 위한 정비활동에도 주민들은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효마을은 제주에서 마을관광의 최우수 사례로 꼽히며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의 최우수 마을관광 우리나라 후보지 3곳에 포함되기도 했다.
다만 UNWTO가 최종적으로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44곳(우리나라의 경우 '전남 신안 퍼플섬', '전북 고창 고인돌·운곡습지 마을' 포함)에는 하효마을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 잠재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제주 마을관광의 브랜드를 카름스테이로 통합하고 체계적 관리에 나서는 제주관광공사 입장에서도 하효마을은 선도적 모델이다.
작은 마을에서 머문다는 뜻의 카름스테이는 오는 2024년까지 제주 관광의 역점사업으로 추진되는데 하효마을은 주민들이 주도하는 마을관광의 표본이 되고 있다.
강익현 하효마을 회장은 "쇠소깍과 감귤을 활용해 마을관광은 물론 6차산업으로 사업기반을 넓히고 수익금은 노인 무료 식사 제공이나 이웃주민 쌀 기부 등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특히 "마을회와 부녀회가 운영하는 각종 체험프로그램이나 상품 판매 등을 위해 마을 주민 30여 명이 고용됐다"며 "앞으로 하효 검은모래 찜질과 마을목장을 활용한 휴양림 조성 등을 통해 5-6년 후에는 100개의 일자를 창출하는 마을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