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14일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교수 임용 지원서를 제출할 당시 허위경력 기재와 수상기록 부풀리기 의혹에 휩싸였다. 표절 논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준석 당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는 없다"고 선을 그은 지는 불과 이틀 만이다.
김씨는 특히 부풀리기 의혹을 받은 2건의 수상경력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말하며 일부 인정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며 의혹이 일부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여기에 김씨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주장한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가 해당 기간 김씨를 본 적도 없다고 반박에 나서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씨의 등판 시점과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선대위 내부에서는 애초 '최대한 늦게, 최소한의 노출'에서 '아예 나가지 말자'는 쪽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앞서도 윤 후보는 김씨의 등판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만약 김씨가 공식석상에 나서야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의 수준이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김씨가 얼굴을 가리고 취재진을 피하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선대위 안에서는 "김씨가 나올 필요가 없다"는 측의 주장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모습도 있고 보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으니 선제적으로 최대한 긍정적인 방식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선대위 안에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 제기된 의혹으로 이런 의견들은 힘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판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는 고민해야겠지만, 어차피 후보 배우자의 활동은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에 굳이 나서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행보가 이 후보에게 플러스 요소까지는 아니지 않냐"고 했다.
윤 후보 선대위는 무엇보다 후보 배우자에 대한 관음증적 관심과 사생활 침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이 김씨를 겨냥해 외모를 평가하자 강한 역풍을 맞기도 했다.
같은 배경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공세 방식과 수위에 대한 고민이 깊다. 민주당 산하 '윤석열일가 가족비리 국민검증 특별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김씨와 결혼 전에 벌어진 일을 가지고 윤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한 지 등을 고려해 어떤 방식으로 문제제기를 할 것인지 살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