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의 선택은 외야수 박해민(31)이었다. FA(자유계약선수) 중에서 수비와 타격, 주루에 능한 테이블 세터형 타자를 뽑았다.
LG는 14일 박해민과 4년 총액 60억 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금 32억 원, 연봉 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의 조건이다.
박해민은 삼성에 2012년 입단해 2013년부터 9시즌 동안 1096경기 타율 2할8푼6리 1144안타 318도루 42홈런, 706득점 414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고,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두산 정수빈과 함께 최고의 외야 수비를 펼치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해민은 WAAwithADJ(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 전체 외야수 중 3위에 올라 있다. SK 최지훈(0.849), kt 배정대(0.757)에 이어 0.752위를 기록했다.
LG는 박해민 영입으로 최강의 외야진을 구축하게 됐다. 올해 출루율왕인 홍창기와 한 방이 있는 채은성에 박해민이 가세한다면 어느 구단에도 부럽지 않은 외야진이다.
다만 박해민이 LG의 우승 염원을 풀어줄 해결사일지는 살짝 의문이 생긴다. LG는 1990년과 1994년 이후 우승 가뭄에 시달렸다. 고질적인 장타자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우승 당시는 소총 부대의 힘이었지만 이후 외국인 타자의 가세로 힘의 타선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LG는 거포가 항상 아쉬웠다.
올해 LG는 팀 타율(2할5푼), 득점(654개)에 머물렀다. 팀 득점권 타율은 9위(2할5푼3리)에 머물렀다. 팀 평균자책점(ERA)은 3.57로 1위였다. 우승하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박해민은 좋은 타자지만 해결사보다는 밥상을 차리는 역할에 가깝다. 물론 수비를 강화한다면 납득할 수 있지만 투수력보다는 공격력이 아쉬운 LG임을 감안하면 최선의 영입인지는 살짝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물론 향후 영입과 외인 타자 구성에 따라 박해민 계약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FA 자격을 재취득하는 주장 김현수의 재계약 여부와 외인 타자의 성격이 관건이다. 김현수가 다른 팀으로 간다면 외야진 정리는 가능하다. 또 계약을 한다 하더라도 1루수 자리가 비어 있다. 외인 거포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명 타자도 비어 있기에 박해민은 괜찮은 영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LG는 그동안 외인 거포의 성공 사례가 적었다. 히메네스와 라모스가 반짝했지만 우승을 안겨주진 못했다. 가뜩이나 소총 부대로 인식이 되어 있는 LG에 박해민까지 온다면 선입견이 깊어질 수 있다.
물론 현재 FA 시장에서 박해민이 최선의 영입일 수 있다. 정교한 타격의 박건우는 NC와 6년 100억 원에 도장을 찍었고, 중장거리포인 나성범은 KIA와 역시 6년 100억 원이 넘는 계약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박해민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면서 "리그 최고 수비력과 함께 공수주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과연 박해민 영입이 LG의 우승 가뭄을 풀어줄 마지막 퍼즐이 될지, 잉여 인력으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