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을 콘텐츠로 다루는 유튜버가 일반인 사진을 무단 도용해 해당 학생이 피해를 호소하는가 하면, 외부인이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침입해 손 군과 관련된 글을 작성하면서 피해 학생의 실명을 거론하고 있어서다. 이에 누리꾼들은 "언제까지 이럴 거냐"며 비판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에브리타임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자유게시판에는 '유튜브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은 중앙대학교 학생임이 인증돼야만 이용할 수 있다.
작성자 A씨는 이 글을 통해 고 손정민씨과 관련된 사건을 다루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사진을 허락 없이 올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경영학과생임을 알리며, "'0000'이라는 (유튜브) 채널인데 의대생 한강 사망 사건에 대해 영상을 올리는 채널이고 제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해서 박제해버렸다"고 알렸다.
이어 "(자신의 사진이 올라온 영상의) 댓글에는 성형 얘기부터 얼굴 평가에 부모님 얘기, 인성 얘기, 제가 한강 사망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고 공범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중앙대 학생들에 대해 모욕적인 말들도 가득했다"며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고 저는 고 손XX 군을 알지도 못하는 경영학과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무단으로 제 사진을 사용하여 영상을 만든 것과 댓글 내용은 허위 사실이며 영상을 내려달라는 댓글을 올렸지만, 제 글을 무시했다"며 "현재 제가 나왔던 영상은 제가 지인들 부탁으로 신고를 했고 영상이 삭제된 건지, 채널 주인이 삭제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삭제된 상태"라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커뮤니티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어, 사과를 원하는 댓글을 남겼지만 채널 주인은 아무런 행동도 하고 있지 않다"며 "저도 모르게 제 사진이 도용돼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A씨가 밝힌 유튜브 채널은 고 손정민씨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씨의 사진이 올라온 영상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로 확인됐다.
A씨의 글은 온라인상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 누리꾼은 A씨의 글을 공유하며 "예전부터 이런 피해를 입은 중앙대 학생들이 속출했다. SNS 프로필에 학교(명을) 적어둔 학생들 사진을 마음대로 퍼가서 유튜브 영상에 올리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주장했다.
중앙대 학생들의 또 다른 피해가 예상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같은 게시판에는 지난 13일 "혹시 간호학과 2018학번 '000'라는 사람을 아는 분 있나요?"라며 학생의 실명을 거론한 '질문 글'이 게시됐다.
'질문 글'은 애플리케이션의 특성상 한 번 글을 올리면, 삭제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에브리타임 측도 "댓글이 달린 이후에는 수정 및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런데도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작성자의 글에 중앙대 학생들은 놀란 반응을 보였다. "이름을 (대놓고) 공개해서 고소당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왜 그 사람을 이 게시판에서 저격하냐", "간호(학과) 게시판도 아니고 자유게시판에 알리면 위험하다"는 등 부정적인 댓글이 쏟아졌다.
그러자 작성자는 "글 지우기 안 되냐"며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보통 대학생들은 '18학번'·'19학번'이라고 하지, '2018학번'·'2019학번'라는 말은 안 쓴다. 외부인이 계정을 산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성자가 중앙대 학생이 아닌 것 같다고 의심했다. 현재 문제의 계정은 정지된 상태다.
"언제까지 중앙대 학생들이 피해를 봐야 하냐"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 이상한 사람이 중대 간호대 건물을 따라 들어와서 특정 학생을 아냐고 물어보고, 간호대생들을 붙잡아서 단톡방에 초대해 줄 수 있냐고 물어보는 중"이라며 "언제까지 이럴 거냐"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의대생이랑 간호대생이랑 접점도 거의 없는데, 간호대생한테 왜 저러는 거냐", "계속 저럴 것 같아서 무섭다", "고소해야 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을 논의한 결과 내사종결하기로 했다.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는 "그동안의 수사 사항, CCTV 영상 자료,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심의위에서) 8명의 내·외부위원이 보강 수사 필요성과 변사사건 종결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이 건은 종결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