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돋보이려'고 허위경력 기재했다는 김건희

(오른쪽부터)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그의 부인 김건희 씨.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대학교수 임용과정에서 자신의 경력과 수상 내역을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실은 YTN의 취재와 김건희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됐다.
 
김건희 씨는 2007년 수원여대 초빙교수에 지원하면서,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3년간 재직한 것으로 경력증명서에 기재했지만,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에 설립됐다. 또한 당시 직책이 '기획이사'라고 했지만, 기획이사라는 직함은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력을 완전히 위조한 것이다.
 
수상 경력도 거짓으로 적었다. 김 씨는 지난 2004년 8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지만,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으로 출품된 작품이 아예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이런 허위 경력과 수상 경력으로 수원여대에 겸임교수로 임용돼 약 1년간 교수로 일했다.
 
더 놀라운 것은 김건희 씨의 답변이다. 게임산업협회 경력 위조에 대해서는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친하게' 지냈고, 협회에서는 월급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협회에서 어떤 직함으로 얼마나 일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게임협회는 그저 같은 건물에 있었던 인연으로 월급조차 없는 기획이사라는 직함을 김 씨에게 주면서 경력관리를 해줬다는 의미다.

 수상 경력을 허위로 쓴 사실에 대해서는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고,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 답변내용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씨의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에 진학할 때는 경력을 허위로 쓰면 안 되고, 교수로 '임용'될 때는 허위로 경력을 써도 괜찮다는 의미인가.

 
'죄라면 죄'가 아니라 사문서위조는 명백한 범죄다. 5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는다. 자녀의 학교진학을 위해 '표창장'을 위조한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 씨는 징역 4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김건희 씨는 윤석열 씨가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확정된 이후에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식행사에 같이 참석하거나 언론 인터뷰에 등장한 적이 없다.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가 이 후보와 동행하며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김건희 씨가 대선 과정에 '등판'하지 않는 것은 이런 '김건희 리스크'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윤석열 후보와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방어에 나섰지만 왠지 궁색하다.
 
윤석열 후보와 결혼 전에 무슨 짓을 했든 결혼 후에만 큰 문제가 없다면 대선 후보의 부인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결혼 전에는 윤석열의 '방어권'에서 벗어나 있었으니 양해해 달라는 의미인가.
 
김건희 씨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해소되지 않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건희 씨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도이치뱅크 주가조작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대에 제출한 논문도 표절 시비가 있다.
 
여기에 김건희 씨의 친모는 요양급여를 불법으로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고, 양평의 부동산 개발을 비롯한 다른 비리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 다른 여러 가지 사건에 연루돼 재판 받고 있다.
 
그리고 허위 경력을 기재한 사실이 그저 '돋보이려 한 것 뿐'이고, '학교 진학'을 위한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인식을 가진 인물이 과연 대선후보의 부인으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인'으로 자리매김 하려 한다면 우리의 '국격'은 어찌 될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세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건희 씨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은 제대로 확인되고 검증되지 않고 있다. 허위 경력 기재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이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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