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경도 예산 삭감, 주철현‧김회재 "의회 존중"

여수시의회, 미래에셋에 레지던스 건설 철회하라 촉구
여수갑‧을 국회의원도 경도 난개발 우려에 한목소리
권오봉 여수시장 홀로 "36년 숙원" 예산 통과 호소
시, 다음달 추경에 일생회복지원금과 함께 재상정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친수공간 조감도.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 경도간 연륙교 건설 예산이 여수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가운데 여수지역 정치인들이 의회 결정을 존중한다며 미래에셋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여수갑)은 여수시의회의 경도 진입도로 예산 전액 삭감과 관련해 "시의회가 예산심의에 신중한 것은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에 향후 여수를 넘어 남해안 해양관광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은 미래에셋에 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어 "미래에셋이 선 해양관광시설 투자보다는 생활형숙박시설 사업을 먼저 추진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미래에셋이 먼저 처음 약속대로 사업을 추진하면 시의회 입장도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당 소속 김회재 의원(여수을)도 여수시의회의 이번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경도 개발의 문제점이 충분히 지적됐고 그런 시민 의견도 반영되어야 한다"며 "미래에셋과 여수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전라남도가 충분히 논의해서 시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경도 개발을 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 잘하자는 이야기"라며 "경도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공론화와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수갑 주철현, 여수을 김회재 의원. 주철현.김회재 의원실 제공
주철현, 김회재 의원의 이 같은 입장은 36년된 지역의 숙원사업이라며 예산 통과를 호소했던 권오봉 여수시장의 입장과는 극명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권 시장은 지난 10일 주간업무보고에서 "경도 교량은 경도 내의 개발과는 상관없이 1986년도에 여수시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우리 시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자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회간접시설"이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또 "여수의 미래와 시민편익을 위해 여수로써는 굉장히 중요한 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고두고 우리 시민들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특정 지역의 개발, 특정 기업에 대한 반감으로 예산을 감액한다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관련 예산을 삭감한 시의회를 겨냥했다.
 
여수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일상회복지원금 예산과 함께 여수 경도 연륙교 설치 등 진입도로 예산 73억 원을 추경에 편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수시는 지난해 전 시민 1인당 25만 원의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했으며 내년 초에도 비슷한 규모의 지원금을 편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오봉 여수시장. 여수시 제공
그러나 다음달 의회에 경도 진입도로 관련 예산이 다시 상정되더라도 실제로 통과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여수시의회는 미래에셋이 개발 중인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과 관련해 타워형 레지던스(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해왔다.
 
여수시의회는 전날 이번 회기 마지막 본회의를 열었으나 예결위원회에서 전액 삭감을 결정한 경도 개발사업 진입도로 예산 73억 원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종 삭감됐다.
 
이번 본회의에 앞서 관련 예산 통과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수정안 발의를 시도했으나 정족수 3분의 1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회의에 앞서 경도 진입도로 주변 인근 주민 20여 명이 의장실에서 전창곤 의장 등과 면담하고 예산안 수용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전 의장은 "내년 추경안 심사 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시의회의 경도 진입도로 예산 삭감도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어서 미래에셋이 레지던스 건립 철회 등 사정 변경이 없는 한 다음달 관련 예산이 재논의되더라도 판단을 뒤집을만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경도 예산 통과를 놓고 권 시장과 여수시의회, 지역 정치인들 간에 견해차가 드러난 가운데 다음달 추경에서도 양측간 줄다리기 끝에 관련 예산이 삭감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경도지구 진입도로 개설공사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총사업비 1195억 원을 들여 총 1.35km에 해당하는 연륙교를 2024년까지 개설하는 사업이다.
 
도시계획도로는 사업비 전액을 시비로 개설해야 하나 경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편입되면서 총 사업비 1195억 원 중 국가가 40%인 478억 원을 부담하고, 전라남도, 여수시, 미래에셋이 20%인 239억 원씩을 부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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