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밴드 1415, 신곡 '냅스!'에 느낌표가 붙은 이유

주성근-오지현으로 이루어진 듀오 밴드
1년 9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 '냅스!'로 컴백
타이틀곡은 데이식스 원필이 피처링한 '냅스!'
내년 1월 홍대 롤링홀에서 공연 예정

CBS노컷뉴스는 최근 밴드 1415를 서면 인터뷰했다. 왼쪽부터 주상근, 오지현. 유니버설뮤직 제공
때로는 달달하고 때로는 알싸한 두 남자 주성근(보컬), 오지현(기타)이 의기투합한 밴드 1415가 오랜만에 새 앨범을 냈다. OST 참여가 아닌, 1415의 앨범으로는 지난해 3월 '우리 참 오래 만났었나 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긴 공백을 겪고 나서 선보이는 음악인 만큼, 더 좋은 결과물을 선보이기 위해 애썼다.

타이틀곡은 데이식스 원필이 피처링한 '냅스!'(naps!)다.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나른하게 낮잠을 자고 싶다는 마음을 담은 따뜻한 분위기의 곡이다. 그동안 사랑에 초점을 맞춰서 앨범의 이야기를 꾸렸다면, 하루를 버텨내는 일이 숙제인 요즘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를 담았다.

음악으로 마음을 전하고, 그 전달을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상상하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밴드 1415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1. 앨범 발매를 축하드립니다. 네 번째 싱글 '우리 참 오래 만났었나 봐' 이후에 1년 9개월의 공백기가 있었는데 새 앨범 발매가 예정보다 늦춰진 것인가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길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나온 '냅스!' 앨범이 사실은 '우리 참 오래 만났었나 봐' 이후에 바로 발매를 생각했던 앨범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세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곡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많은 고민이 있었고요, 또한 앨범 활동을 위한 적절한 발매 시기를 고민하면서 시간이 흘러 이제서야 만나 뵐 수 있게 되었네요. 새로운 곡들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2. '로스트'(lost)가 선공개 곡이 된 이유가 궁금해요.

먼저 하루라도 빨리 저희 곡들을 들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시간과 그로 인한 아쉬움을 노래한 곡이라 앨범의 선공개 곡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내부적으로도 수록곡으로만 있기에는 아쉽다는 반응이 많아 앨범 발매에 앞서 공개하였습니다.

지난 8일 발매된 1415의 새 미니앨범 '냅스!'. 유니버설뮤직 제공
3. 그동안의 앨범에서는 '사랑'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위로와 위안'을 주제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을까요?

오랜 공백 후 발매하는 앨범인 만큼 곡 작업을 거듭하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다루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요즘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음악이라고 생각했고, 보다 다양한 소재를 통해서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를 담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4. '냅스!'를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가 궁금하고요. 왜 느낌표가 붙었는지도 궁금해요.

할 일들을 미뤄둔 채 낮잠을 자려면 꽤 크나큰 결심과 다짐, 그리고 합리화가 필요해요. 그래서 느낌표를 넣어서 그 단호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5. '냅스!'에 데이식스 원필씨가 피처링에 참여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원필 선배님이 바쁜 스케줄로 잠을 못 잘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이 노래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낮잠을 체험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6. 앨범에 실린 다른 곡들도 마음껏 자랑해주세요. 작업 과정 일화를 들려주셔도 좋고, 듣는 분들이 발견해주길 바라는 바가 있으면 그걸 알려주셔도 됩니다.

'오 와이'(o why)나 '워킹 데드'(working dead)와 같은 곡은 새로운 사운드로 많은 시도를 했던 앨범입니다. '워킹 데드' 같은 경우에는 밴드로 믹스까지 끝냈다가 다시 편곡을 했던 애증의 곡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최종 결과물은 만족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피규어'(figure)라는 곡은 엑소 찬열씨에게 보내려고 만들었던 곡인데 인연이 닿지 않아 다시 편곡해 이번 앨범에 수록하였습니다.
 
1415 보컬 주성근. 유니버설뮤직 제공
7. 이번 앨범을 미리 들어봤을 때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듣기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앨범으로 들려주거나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일까요.


[디어 : 엑스](DEAR : X), [프롬 : 엑스](FROM : X)의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면서 많은 시도들이 있었어요. '저희가 상상하는, 느끼는 수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어떻게 하면 느끼실 수 있을까'에 대해 초점을 두었어요. 어떠한 방향을 제시하고 이렇게 보이고 들렸으면 좋겠다 하기보다는, 오히려 되묻고 싶어요. 어떻게 들리셨는지, 어떻게 보이셨는지 궁금해요.

8. 지금까지 1415 곡은 두 분이 함께 작업하셨더라고요. 작업 방식이 어떤지 궁금하고, 동료로서 서로의 장점이 무엇인지 꼽아주신다면요.

주성근 : 언제든 볼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점입니다. 이제는 형제나 다름없는 것 같네요. 같이 있을 땐 별말 없다가 밖에서 맞고 오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앞장서는 느낌이랄까요. 음악적으론 더할 나위 없는 것 같습니다.

오지현 : 작업방식은 주로 서로의 스케치들을 던지고 주고받고, 이거 재밌겠다 하는 것들을 골라서 새롭게 꾸며보고, 이 스케치가 어떤 공간을 상상되게 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는지를 얘기하면서 작업합니다. 장점은 저를 품을 수 있는 유일한 동료이자, 친형과도 같은 존재라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9. '1415'라는 이름이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곡을 만들 때 자주 사용하는 코드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팀명이 1415여서 겪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코드들이 있어요. 화성학에서는 1도, 4도, 5도로 표현하는데 (토닉, 서브도미넌트, 도미넌트) 음악에선 뿌리가 되는 부분들이에요. 저희 음악이 강하게 뿌리 잡고 단단하게 지탱하는 음악이 되고 싶었어요.

10. 처음 가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이 기억나시나요? 그때 마음가짐이나 목표가 있었다면, 지금 돌아봤을 때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궁금해요.

주성근 : 어릴 때 잘 하는 게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난 커서 뭐가 될까 하는 고민이 많은 시기에 학교에서 처음 노래를 불렀을 때 주변 반응이 달랐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아! 나는 노래를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오지현 : 입시도 포기하고 혼자 기타를 치면서 곡을 썼을 때, 안에 있던 생각들과 감정들이 표현되면서 내적으로 답답한 부분들이 해소가 되었어요, 그때 큰 행복을 느꼈고 그 느낌에 빠져든 것 같아요. 지금은 그것들을 조금 더 선명하게, 공감이 갈 수 있게, 상상되게 하는 게 목표예요.
 
1415 기타리스트 오지현. 유니버설뮤직 제공
11. 두 분이 팀을 이루게 된 과정도 듣고 싶어요.


처음에는 얼굴만 알고 지내다가 우연히 즉흥으로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어요. 그때 너무나 많는 곡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 곡 중에 상당수는 1집에 수록된 곡들도 있고요. 이후 너무도 자연스럽게 팀이 되어 활동을 하고 있더군요.

12. 2017년 팀을 이뤄 올해 데뷔한 지 4년이 되었는데, 누군가 1415는 어떤 팀인가요 하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고 싶나요?

누군가 우리의 음악을 듣고 찰나의 기억 속에 잠시 빠져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음악으로 마음을 전하고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13. 이번 앨범 발매를 맞아 내년 1월 단독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공개 가능한 선에서 귀띔해 주세요.

오랫동안 공연무대에 서지 못하면서 느꼈던 답답한 마음과 갈증을 그동안 1415를 기다려주신 소중한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서 [냅스!]의 수록곡들을 들려드릴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요. 내년 1월 새해를 여는 새로운 마음으로 홍대에 위치한 롤링홀에서 뵙겠습니다.
 
14. 정규앨범 발매 계획이 있나요?

너무 원하고 있습니다. 곡 작업에 몰두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곧 한층 더 깊어진 음악으로 찾아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15. 데뷔했을 때부터 주목받았고 페스티벌을 포함해 다양한 무대에도 서 봤고 방송이나 CF에도 곡이 삽입되는 등 '1415'로서 이룬 것이 많은데, 앞으로 또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저희가 그리는 공간과 시간, 수많은 감정과 상상, 이것들을 더욱더 선명하고 명확하게, 그래서 아름답고 선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과 상상들을 끊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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