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교인 여부, 중요하지 않아

단순히 종교로 지지하는 차원 한 단계 넘어서야
이재명 후보 성남시장 취임예배 드리는 등 신앙 드러내와
종교보다 공공선을 위한 비전 드러내는 인물 여부가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달 8일 보수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해, 임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앵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개신교인 여부를 검증하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제 한국교회가 단순히 후보자의 종교를 따져 투표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최근 일부 언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개신교인인지 여부를 검증하는 보도를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분당우리교회 교인이라고 밝혔지만, 취재 결과 사실과 달랐다며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분당우리교회도 최근 이재명 후보는 제적 성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적 성도란 징계가 아닌 해외에 나가는 등 장기간 연락이 안 돼 교인으로서 정기적인 신앙 활동이 어려운 상태로 명부에서 지우는 것이라는 게 교회 설명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10년 성남시기독교연합회 주최로 드린 성남시장 취임 감사예배에 참석하는 등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종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후보 지지 여부에 종교가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김현아 사무국장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과 종교가 같다는 이유로 선거에서 기독교인 후보에게 묻지마 투표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고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나 교회 이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약자나 공공선을 위한 비전을 가지고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인지 판단해서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요 대선 후보 종교에 대해 개신교계는 여러 차례 선거에서 민감하게 반응해왔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보수 교계는 당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쏟았습니다. 소망교회 장로이기도 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수 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무난히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여전히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전광훈 목사도 당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우겠다는 발언으로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도 일부 보수 교계는 교인이었던 황교안 전 총리를 지지하며, 개신교인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종교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 또한 성격은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같은 종교인을 찾아 지지하는 풍토가 낳은 논란이라는 지적과 더불어 이제는 같은 종교라는 이유로 지지하는 차원을 한 단계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두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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