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목조전망대 친환경?…환경단체 "대전시, 일방 추진" 반발

"민간공동위 협의 내용 지키라" 사업 중단 촉구
대전시 "협의 사항에 대한 이해 달라…추가 산림 훼손 없어"

대전환경단체는 13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에서 보문산 고층 전망대·모노레일 설치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미성 기자
대전시가 보문산 목조전망대 건립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시는 민간공동위 협의 내용을 지키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대전시는 지난 9일 중구 대사동 보문산을 대전여행의 대표 명소로 조성한다는 목표로  '보문산 여행인프라 확충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 390억 원, 2022년 130억 원을 투입해 보문산 목조전망대 조성, 오월드 시설 현대화, 스카이워크(황금로) 조성, 대사지구 편의시설 확충, 제2뿌리공원 조성, 이사동 전통 의례관 건립 등을 주요사업으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대전충남생명의숲·대전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2019년 보문산 권역 관광 활성화 계획 수립을 위해 구성된 '민선 7기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민관공동위)는 지역주민과 대전시, 시민단체 등의 참여 하에 6개월에 걸쳐 11차례의 회의, 현장방문 2회, 현지답사 및 워크샵 등 협의를 진행했다.

환경단체는 "보문산 전망대 관련 '고층타워 설치 반대', '편의시설을 갖추고 디자인을 고려해 전망대 및 명소화 조성'을 협의했다"면서도 "관광 자원간 연결 필요성 및 연결수단 설치 의견에 있어서는 최종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전시는 지난 5월 국내 최초 50m 높이의 고층 목조 전망대 조성을 발표하고, 12월 48.5m 높이의 현상설계 공모작을 선정 발표했다"며 "민관공동위에 참여한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위원회 협의 사항 불이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중단 및 수정을 요구했지만 대전시는 설계공모 선정, 명칭 공모 등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결수단 관련 최종 협의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심각한 산림 훼손 및 야생동물 서식지 훼손, 경관 훼손이 우려되는 모노레일을 기준으로 180억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망대를) 넷제로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타워를 나무로 만들었으니 친환경이라는 이론은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그 나무는 어디서 베어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스카이워크 설치에 대해서도 "주민 의견 수렴, 충분한 타당성 검토를 거치지 않고 40억의 예산을 편성해 2022년까지 설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시민들에 대한 기망일뿐 아니라 거버넌스의 가치를 철저히 무너뜨리는 후안무치한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시가 확정한 보문산 목조전망대 설계공모 당선작. 대전시 제공
반면, 대전시는 '고층형 타워 반대' 협의 사항에 대한 '이해'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측은 "'고층형 타워를 반대'한다는 합의 내용은 고층형 타워가 조성될 시 주변경관과의 부조화, 산림환경 훼손을 우려한 합의내용으로 이해했다"며 "새로 지어지는 전망대는 기존 부지에 지어지는 만큼, 추가적인 산림 훼손은 없어 민관공동위 합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이며, 다양한 방안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등은 오는 16일 보문산 전망대에서 개발 반대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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