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기다렸는데…' KGC의 박지훈 딜레마

KGC 박지훈. KBL 제공
KGC 김승기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박지훈의 전역을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 시즌 챔피언에 오를 때 백코트를 책임졌던 이재도의 LG 이적으로 변준형 혼자 가드진을 이끄는 상황이 됐다. 박지훈이 전역 후 합류하면 백코트진에 숨통이 트인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박지훈 합류 후 오히려 연패에 빠졌다.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6연승을 달린 KGC는 선두 kt에 패하며 연승이 끝났다. 이어 박지훈 합류 후 치른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4연패에 빠지면서 선두 경쟁에서도 한 발 밀려났다.

6연승 때 KGC의 기록, 특히 변준형의 기록은 압도적이었다.

1라운드를 거치며 1번(포인트가드) 적응을 마친 변준형은 6연승 기간 평균 16.7점 8.3어시스트의 MVP급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변준형은 박지훈 합류 후 3경기에서 다소 주춤했다. 박지훈과 함께 뛴 3경기 성적은 평균 11점 5어시스트. 함께 코트에 서면 오히려 KGC의 공격이 뻑뻑해졌다. 변준형은 3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19%에 그쳤다. 시도는 경기당 3개가 늘었지만, 직접 공격을 풀기보다 시간에 쫓겨 던지는 3점슛이 많았던 탓이다. 역할을 나누면서 어시스트도 줄었다.

무엇보다 KGC가 자랑하는 수비가 무너졌다. KGC는 쉴 새 없는 트랩 수비와 로테이션으로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펼친다. 박지훈이 오면서 이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6연승 기간 KGC는 평균 8.7개의 스틸을 기록했지만, 박지훈 합류 후 3경기에서는 5.7개로 수치가 떨어졌다. 실점은 80.2점에서 89점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수비가 약해지면서 공격 수치도 감소했다. 평균 91.3점을 넣던 KGC가 72점에 그쳤다.

결국 김승기 감독도 계획을 수정했다.

김승기 감독은 현대모비스전에서 4연패를 당한 뒤 "박지훈은 먼저 훈련을 시킨 뒤 다음 시즌을 봐야 할 것 같다. 당장 나쁜 점을 고쳐서 기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 박지훈 쪽에서 수비가 너무 구멍이 난다"면서 "나도, 선수들도 기대를 했는데 잘 안 되니까 본인도 힘들어하는 것 같다. 엔트리 배제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열린 삼성전. 김승기 감독은 예전 멤버로 경기를 치렀다. 박지훈의 출전 시간은 8분29초였지만, 그 중 6분45초는 승부가 갈린 4쿼터 변준형 대신 뛴 기록이다.

KGC는 6연승 기간 위력을 되찾았다. 3점슛 성공률 50%와 함께 17개를 성공한 덕도 있지만, 스틸이 8개로 늘었다. 수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삼성의 실책 15개를 유발했다. 여기에 주춤했던 변준형도 22점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연패를 끊은 KGC는 11승9패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더 높은 곳을 노리기 위해서는 박지훈이 필요하다. 다만 경기를 통해 박지훈의 적응을 돕기에는 순위표가 너무 촘촘하다. 공동 7위 DB, 한국가스공사와 격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다시 한 번 연패를 타면 6강권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KGC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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