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 사실을 증명하거나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통한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입장이 가능한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범위를 식당·카페 등 대부분의 다중시설로 확대한 가운데 계도기간이 끝나는 오늘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간다.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부로 방역패스의 적용 확대에 따른 계도기간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식당·카페는 물론 △학원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 △PC방 △실내 (스포츠 관람) 경기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의 시설을 이용하려면 접종완료증명서나 PCR 음성확인서를 필히 제시해야 한다.
특히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취식이 이뤄지는 식당·카페는 미접종자의 출입 규모가 단 '한 명'으로 제한된다. 일행 중 미접종자가 1명이거나, 미접종자 홀로 식당·카페를 찾을 때만 방역패스 없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감염 위험도는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지만, 끼니 등을 해결해야 하는 시설의 필수성을 고려한 취지다.
당초 정부는 지난 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당시 △유흥시설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목욕탕 △경마·경정·경륜·카지노 등 일부 고위험시설에만 방역패스를 제한적으로 도입했지만, 미접종자 감염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치는 지난 6일부터 실시됐지만, 그동안은 계도기간에 따라 일부 수칙 준수가 미흡해도 벌칙은 부과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방역패스 없이 해당 시설들을 출입할 경우, 이용자는 위반 횟수별로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시설 방역 관리자나 운영자에 대해서는 1차 위반사항 적발 시 150만원, 2차 이후로는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행정 처분도 뒤따른다. 당국에 의해 방역수칙 미준수가 드러났을 때 지자체는 1차 열흘, 2차 20일, 3차 3개월에 이르는 운영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 이상의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해당 시설의 폐쇄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 백신 접종을 받고 있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격리해제된 완치자, 건강 상의 이유로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치지 못한 미접종자 등은 '방역패스 예외'로 인정된다. 정부는 소아·청소년의 접종률이 일정 궤도에 오르는 내년 2월부터 만 12~18세 청소년들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대본 이기일 제1통제관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실내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는 국민들께서는 반드시 (쿠브(COOV) 등)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거나 예방접종증명서, 접종스티커를 휴대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방역패스 의무 적용시설의 경우, 전자출입증과 안심콜이 원칙이다. 수기(手記) 명부를 운영하는 것은 사실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3차 접종'에 해당하는 부스터샷(효과 보강을 위한 추가접종)의 속도도 더 올린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2차 접종을 받은 지 3개월(90일)이 경과한 18세 이상 성인은 오늘(13일)부터 추가접종을 예약할 수 있다. 추진단은 추가접종 대상자들에게 개별 문자 등으로 예약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기본접종 이후 세 달이 흐른 성인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ncvr.kdca.go.kr)를 통해 3차접종 예약이 가능하다. 접종일은 예약일 기준 이틀 뒤부터 선택할 수 있다.
앞서 당국이 공식화한 2차 접종과 추가접종 사이 접종간격은 '6개월'이었지만, 60세 이상 고령층 및 18~59세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4개월·60세 미만 일반 대상자는 5개월로 이미 한 차례 당긴 바 있다. 정부는 '돌파 감염'을 통한 위중증 증가세와 의료대응여력 소진이 이어지자, 지난 10일 추가접종 간격을 3개월로 더 줄였다.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위험이 배로 높은 고령층뿐 아니라 청장년층의 추가접종도 전반적으로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통제관은 "미접종 고령층은 10%에 불과하지만, 현재 고령층 중환자와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접종완료자에 비해서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4배가 높다"며 "확진자 수에 비해 월등히 많은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60세 이상은 별도의 사전예약을 하실 필요가 없다. 가까운 병원에 가셔서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으실 것을 거듭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향후 4주 동안에는 (겨울철 등) 계절적 요인도 있어서 '3밀 환경'(밀접·밀집·밀폐)이 예상된다. 또한 오미크론도 있어서 방역상황은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고령층뿐만 아니고, 청장년층도 신속하게 접종을 맞아야 된다. 3차 접종은 기본접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하루 확진 7천 명'을 웃도는 확산세가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 등 특단의 대책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수도권은 6명·비수도권은 8명까지만 사적모임이 가능한 '특별방역대책'이 내년 1월 2일까지 예정돼 있지만,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유행세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통제관은 "지난 3일 특별추가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그 결과로 유행세가 누그러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만약에 현재 유행세가 더 추가되고, 계속된다고 하면 추가적인 방역조치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확진자나 위중증 같은 세부적인 기준점보다는 여러 가지(방역지표)를 주간별, 단계별로 평가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해 말 3차 대유행 당시 5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고, 식당·카페 등의 영업이 밤 9시까지로 제한됐던 점을 들어 "현재로서는 최대한 지난 번에 발동한 대책을 갖고 열심히 병상을 확충하는 노력을 하겠다. 그러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운영시간 제한이라든지 사적모임 제한도 더 검토할 계획"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특히 금주 내에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지 묻는 질의에 대해 "(그런) 가능성도 있다"라며 "7천 명대에 와 있는 현 확산세가 더 꺾이지 않고 확대된다면 (이번 주 내 발표)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빠르면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의 분과별 회의와 중대본 회의를 거쳐 오는 17일 방역 강화대책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