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
이 한마디로 시작된 프로축구 대전 하나시티즌(K리그2)의 K리그1 승강 도전.
대전이 강원FC(K리그1)의 벽을 넘지 못하고 1부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대전은 12일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 경기에서 강원FC(K리그1)에 1 대 4로 졌다.
2015년 K리그2로 강등된 지 6년 만에 1부리그로 올라설 기회를 맞은 대전이었다. 대전은 지난 8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 대 0으로 이겨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대전을 여기까지 이끈 것은 외국인 미드필더 이시다 마사토시(26, 등록명 마사)의 한 마디였다. 마사는 지난 10월 안산전 해트트릭 후 인터뷰에 나섰다.
서툰 한국어였지만 그는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축구 인생 통해서 패배자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렇게 매 경기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고, 어쨌든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하자"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는 대전 선수를 똘똘 뭉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고 팀이 6년 만에 K리그1로 올라서는 터닝 포인트가 됐다.
마사와 함께 뒷심을 발휘한 대전은 4위 전남 드래곤즈와 승격 준PO에서 0 대 0으로 비겨 승격PO에 진출했고 이어 2위 FC안양을 3 대 1로 꺾고 승강PO에 올랐다.
상대는 올해 초 마사를 방출한 강원.
'마사 더비'에서 마사는 이를 악물고 덤볐다. 지난 8일 열린 1차전에서 마사는 이현식의 선제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해 승리를 도왔다.
2차전에도 선발로 출장한 마사는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그러나 강원의 벽은 높았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세 골을 몰아치는 강원도의 힘에 마사도 버거워했다.
마사는 후반 35분 분 바이오가 헤딩으로 내준 공을 골대 앞에서 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후반 44분에는 중원에서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슛을 날렸지만 이 역시 골대 위로 벗어났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강원의 4번째 골이 터지자 마사도 더는 경기를 뒤집을 수 없다는 듯 그라운드에 멈춰 섰다.
6년의 바람을 이루지 못했지만 원팀이 돼 승강PO까지 올라온 대전.
강릉까지 원정 응원을 온 대전 팬들은 경기 후 곧바로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대전 선수들도 마음을 추수르고 응원석 앞으로 다가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팬들은 박수와 격려로 화답했다.
마사의 한 마디로 시작된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는 구호.
대전과 마사, 팬들의 K리그1 '인생 승격'은 내년에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