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CPTP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2018년 말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CPTPP는 2019년 기준으로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데다 개방 수준도 다른 FTA에 비해 상당히 높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국과 대만이 가입을 신청하면서 전략적 측면의 중요성도 커졌다.
정부는 그동안 사실상 가입에 무게를 두고 준비 작업을 해왔다.
이에 따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의 13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전세계 무역액 15.2% 차지…시장확대·다변화 도움 기대
우리나라가 CPTPP에 가입할 경우 시장 확대 및 다변화 등의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CPTPP 미래와 우리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보면 2019년 기준 CPTPP 참여 11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 GDP의 12.8%인 11조2천억달러, 무역 규모는 전세계 무역액의 15.2%인 5조7천억달러에 각각 달한다.
인구 규모로는 전세계 인구의 6.6%에 해당하는 5억여명의 거대 시장이다.
CPTPP 참가국을 보면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 우리나라와 교역이 많은 나라들이 포함돼 있다. 최근 참가 신청을 한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 경제교역국이다.
CPTPP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출과 수입은 전체 수출입의 23.2%, 24.8%를 차지하는 등 CPTPP가 한국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RCEP과 시너지…아세안 영향력 확대 기대도
우리나라는 내년 2월 1일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도 앞두고 있어 CPTPP 가입 시 시장 확대 효과가 한층 커지는 것은 물론 다변화 효과도 기대된다.
신남방 정책의 중심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에서 영향력을 높일 기회이기도 하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FTA 체결이 안 된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효과도 있다.
CPTPP는 기존 TPP에서 채택한 누적원산지 제도를 유지함으로써 회원국에서 생산된 어떤 중간재도 CPTPP 수출국의 자국 생산품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CPTPP 가입을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월 발간한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이 CPTPP의 높은 시장 개방 수준과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CPTPP 역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효과적으로 편입될 경우 수출 증진,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CPTPP 가입을 통해 기대되는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전망은 중소 제조업체의 적극적 생산성 향상 노력을 견인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CPTPP 미가입시 누적원산지 비(非)적용으로 한국 중간재 수출, 특히 일본에 비해 경제 열위에 놓이면서 중장기적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과 대만 외에 현재 영국도 가입 조건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 내에서도 CPTPP 가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등 CPTPP의 판이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어 우리나라의 가입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CPTPP는 1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가입 가능하다.
높은 개방도는 부담…농업 피해 등 우려
CPTPP의 시장 개방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CPTPP의 상품 무역 개방 수준은 최대 96% 관세 철폐 수준이어서 한국이 체결한 다른 17개 FTA는 물론 RCEP에 비해서도 개방폭이 훨씬 크다.
또한 표준 및 기술장벽, 투자, 서비스,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등에서도 높은 수준의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가입의사 표명에도 중국의 가입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돼 CPTPP 가입 시 가져올 타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CPTPP 회원국 상당수가 농업이 발달한 국가라는 점에서 국내 농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농민단체 등이 CPTPP 논의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한 것도 이런 이유다.
CPTPP 가입은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는 것과 같은 효과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대일 무역적자가 악화될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