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수능 선택과목 점수차 컸다…상위권 교차지원 늘듯

국·수 표준점수 최고점 2∼3점차…미적기하-사회탐구 선택 작년의 7.6배
"구조적으로 차이 불가피…유불리보다는 필요성 따라 최적 활용 중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
첫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각 영역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차가 컸으며, 이에 따라 높은 성적을 받은 상위권 이과 수험생들이 곧 시작될 정시 모집에서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 지원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종로학원이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주로 인문계열 학생인 확률과 통계 응시자의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자연계열이 대부분인 미적분·기하 선택 응시자 최고점 147점보다 3점 낮았다.

국어영역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 응시자들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으로, 화법과 작문(147점)과 2점 차이가 났다.

이는 선택과목별 수험생 공통과목의 평균이 표준점수에 반영된 영향으로, 언어와 매체·미적분 선택 집단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쏠려 있어 같은 점수를 맞고도 표준점수에서 우세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선택과목별 응시 인원부터 예년과 차이가 두드러져 입시에 변수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하고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응시생은 1만540명으로, 작년에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에서 사회탐구와 수학 가형을 선택한 응시생(1천394명)의 7.6배에 달했다.

작년 수학 가형과 올해 미적분·기하는 이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한 유형·과목이다.

반대로 2021학년도 수능에서 과학탐구와 수학 나형을 선택한 응시생은 5만1천807명이었지만, 2022학년도에는 과학탐구를 선택하고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응시생은 1만5천483명으로 훨씬 적어졌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사회탐구와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다른 영역 성적도 우수하다면 인문계열 최상위권 정시 입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메가스터디교육의 과학탐구영역 성적 분석에 따르면 과학탐구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77~68점으로,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66~68점인 사회탐구보다 높고 과목간 점수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탐의 높은 표준점수를 활용해 인문계열 학과에 응시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 수험생이 대학 수준을 높여 인문계 모집단위로 교차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수학 반영 비중이 높은 상경계열에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교차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은 앞으로도 선택과목간 점수 차가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만큼 과목별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선호도·필요성에 따라 고르고 성적을 입시에 최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교육청 모의고사, 평가원 모의평가, 수능까지 총 7차례 시험에서 같은 양상이 나타났다"면서 "선택과목간 점수 차는 시험 난이도로 조정하기에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김병진 소장은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선호도나 필요성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들과는 다를 것"이라며 "올해 수험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선택과목별 유불리가 아니라 지금 자신이 받은 성적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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