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위축되고 대출규제는 지속…한숨 나오는 서민금융

금융당국, 강도높은 대출규제 기조 내년에도 지속
당장 1월부터 DSR 규제 2단계 앞당겨 실시 등 강화된 조치 시행
제2금융권 가계대출 등 오히려 늘면서 서민 부담 커진다는 지적도
글로벌 투자은행, 내년 코스피 전망 줄줄이 하향조정…돈 굴리기 어려운 환경

황진환 기자
내년 서민 금융이 더 '팍팍'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에 따라 대출은 더 어려워지고 주식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돈을 빌리기도, 굴리기도 어려운 환경이 된 셈이다.

일단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대출규제 기조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부채 평균 증가율을 4~5%대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행돼 온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도 불구, 전년 동월 대비 11월 가계 부채 증가율은 7.7%였다.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당국의 목표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있는 셈이다.

대출자들의 '대출절벽'에 대한 체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차주단위 DSR 2단계가 시행된다. 당초 내년 7월부터 점차 2단계로 확대 예정이었지만 앞당겨졌다. 가계 부채 부실을 막기 위해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을 받으라'는 것인데, 그만큼 대출 요건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도 정부의 이같은 기조에 맞춰,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평균 4.5~5% 선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치를 최근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은행의 경우 4.5%선에서 더 타이트하게 목표치를 잡아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서민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몰리고 있어 서민 가계대출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금융당국이 9일 발표한 '11월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9천억원으로 전달(1조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신협·농협·수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전달(4천억원) 대비 1조7천억원 늘어난 2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제1금융권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그렇지 않아도 제1금융권 문턱이 높은 서민들이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이 내년 초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올해 연말 대출 절벽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이유로 유동성 잔치를 벌였던 주식시장도 내년에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근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코스피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코스피가 10일 3,010대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9.34포인트(0.64%) 내린 3,010.23에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700에서 3350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는 글로벌 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250에서 3000으로 낮춰 잡았다. 코로나19 유행기에 상승장을 이끌었던만큼 조정도 더 빨리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용택 IB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리스크, 오미크론, 테이퍼링 등 변수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성장률 저하나 금리 인상 논란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테이퍼링 논의 가속화와 코로나 사태 지속 등 불안 요소가 남아있어 돈을 굴려 투자 수익을 얻기가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대출 역시 규제가 지속되면서 돈을 빌리기도, 돈을 굴리기도 어려운 환경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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