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임시선별검사소 등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호평을 받은 이른바 '드라이브스루' 검사소 등은 도입 계획이 없는 상태다.
10일 오후 부산 사상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있는 사상구청 주차장. 입구부터 차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차단기 앞에 선 안내 요원이 "내부에 주차 자리가 없으면 바로 돌아 나오라"고 안내했다.
한 차량이 비상등을 켠 채 주차장을 천천히 지나며 빈 자리가 없는지 멈춰 서서 눈치를 보기 시작하자, 뒤따르던 차들은 누가 먼저라고도 할 것 없이 일제히 경적을 울렸다. 이를 본 안내 요원은 다급하게 달려와 멈춰선 차량 운전자에게 이동을 요청했다.
주차장 한쪽에서는 주차 자리 한 칸을 두고 운전자 두 사람이 서로 본인 자리라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한 차량은 진료소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 바로 옆으로 아슬아슬 비집고 들어가 봤지만, 주차공간이 없어 천천히 돌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차량과 검사자가 뒤섞여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주차 전쟁'을 치르게 되자 극심한 불편을 호소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김모(30대·여)씨는 "5~6바퀴를 돌았는데 주차할 자리가 없었다"며 "검사받으러 올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꺼려져 자가용을 타고 오는 방법밖에 없는데, 막상 와 보니 주차를 할 수 없어 오늘 검사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구청은 자차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에게 구청 주차장 대신 인근에 있는 다른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기초단체들은 뾰족한 해법이 없어 고민에 빠진 상태다.
남구청 관계자는 "직원들도 구청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데, 검사자들이 보건소를 많이 찾으면서 주차장이 부족해져 민원인 불만이 꽤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대책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는 검사에 시간이 덜 걸리고, 차에서 내릴 필요도 없어 선별진료소에서의 감염 위험도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까지 일부 지자체는 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에는 현재 이런 검사소가 단 한 곳도 없고, 앞으로도 운영 계획이 없는 상태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는 지리적·역학적으로 검사소가 필요한지, 운영 가능한 장소를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설치하게 된다"며 "현재는 운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시는 검사소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이달 중으로 부산진구와 동래구에 임시선별검사소 2곳을 추가로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