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NS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이 임명 나흘 만인 지난 9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 선대위 차원에서는 김성태 직능총괄본부장과 함익병 공동선대위원장 낙마에 이어 3번째 인사 실패이다보니 윤석열 후보도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러나 윤 후보는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논란의 진행 때나 사퇴까지 과정 전반에서 한 발짝 떨어진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만 해도 노 위원장의 진퇴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사과하고 새로운 마음과 몸가짐으로 한 번 해보겠다는 청년의 청을 들어줘야하지 않겠냐"며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후보는 논란이 나흘째인데도 "살펴보고 있으니 좀 있어보자"는 언급만 했다. "본인에게 판단을 맡기겠다"는 선대위 차원의 우회적인 권고가 있었지만 노 위원장은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오후 들어 KBS에서 방송될 예정이었던 노 위원장의 정강정책 연설이 전격적으로 취소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 결심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며 당내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27일 딸 관련 'KT 특혜 채용' 의혹으로 김성태 직능총괄본부장의 자진 사퇴에 이어 지난 5일엔 '독재 옹호', '여성 차별' 등의 발언으로 함익병 공동선대위원장의 내정 철회 이후 3번째 선대위 인사 실패인 셈이다.
이처럼 권 사무총장이 책임을 인정하며 검증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반해, 모든 인선의 총 책임자이자 최종 결정권자인 윤석열 후보는 한 발 떨어져 있는 모습이다. 노 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는 동안 윤 후보는 "선대위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었다. 윤 후보는 노 위원장 사퇴 직후에도 '후보의 빠른 결단이 있었다면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퇴를 했는데 긴 말 할 것 있겠느냐"고만 했다.
당 내에서도 이번 인선 과정과 대처가 모두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석 달 짜리 선대위에서 후보가 모든 인선을 확인하고 검증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선대위 인사 최종 책임자는 윤석열 후보이므로, 내가 만약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입장에 있었다면 이정도 3연타 인사 실패에 대해선 최소한 유감 표명 정도는 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