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는데, 일각에서는 시의회가 정치적 예산심사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의회는 9일 제300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부산시와 부산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
내년도 부산시 예산안은 올해에 비해 7.4% 증가한 14조 2860억 원, 부산교육청 예산은 올해 대비 6.2% 늘어난 4조 8753억 원이다.
각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진통을 겪었던 박 시장의 주요 정책사업 예산은 전액 또는 절반 이상 삭감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15분 생활권' 조성을 위한 사업 예산은 애초 132억 원에서 절반이 삭감된 76억 원, 부산어린이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예산도 315억 원에서 절반 수준인 158억 원으로 수정 의결됐다.
찾아가는 건강의료서비스 운영 예산 20억 2천만 원은 소관 상임위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예결특위를 거쳐 최종 6억 7천만 원으로 확정됐다.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예산은 시가 제출한 3억 원 전액이 삭감됐다.
시의회는 해당 사업 예산 삭감을 놓고 절차적 문제와 설명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시의회가 박 시장의 정책 사업에 제동을 거는 이른바 정치적 예산 심사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시의회 예산결산특위는 전날 오전까지 부산시 주요 정책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가, 특위 내 이견과 부산시의 막판 조율 등으로 예산 삭감 규모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정책 사업의 세부 예산 항목이 있음에도 전체 예산의 절반 또는 3분의 2 삭감 등의 천편일률적 결론이 난 것 역시 타협의 흔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등이 크게 늘어난 점은 시의회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시의회 한 관계자는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하면서 전액 삭감했던 예산의 절반을 되살리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선거의 영향도 있겠지만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유독 눈에 띈다"고 했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예산안 수정 의결과 관련해 "부산 발전과 시민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시의회와 함께 이뤄나가야 할 일이 많다"며 "앞으로도 의회와 소통하며 시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시의회와의 대립각을 피하려는 모양새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