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보고한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글로벌 물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 증대 등으로 과거보다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은은 글로벌 인플레이션률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크게 강화됐다며 상관계수가 2000년에서 2007년 사이에는 0.28 이었는데 2010~2021년에는 0.78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계량모형을 통해 분석해도 글로벌 물가가 1%p 오르면 국내물가 영향이 2000~2007년에는 0.1%p 올랐지만 2010~2021년에는 0.26%p로 높아지고 유의성도 강화됐다는 뜻이다.
이는 글로벌 물가변동이 우리나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3배 커진 것으로 그만큼 물안정성도 커졌다는 뜻이 된다.
수요측면에서는 가계의 근로,사업소득이 감소했지만 정부지원금, 비대면 업종 종사자의 소득 증가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소비여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비용측면에서는 글로벌 수요증대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이 증대되고 있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한은은 특히 이번에는 과거 상승기에 나타나지 않았던 공급병목과 기후변화가 글로벌 물가 압력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방역조치로 서비스 소비가 제약돼 수요가 재화에 집중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감염 위험에 따른 공장 패쇄, 노동공급 부족 등으로 생산과 물류가 지연되면서 공급병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또 잦아진 기상이변이 곡물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로 구리와 니켈 등 관련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도 원인이다.
한국은행은 높은 글로벌 물가 오름세는 주요국 경제의 수요와 비용 측면 물가상방 압력, 공급병목 해소 지연, 임금,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주거비 물가 오름세, 기후변화 등을 종합해 볼때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 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 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주요국 유휴생산능력이 상당부분 줄어들면서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 원자재 가격도 추세적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기업의 비용부담도 추가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환화시점이 늦춰지고 있고 주요국 임금 오름세도 확대되고 있으며 주택가격도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여기다 기후변화와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 전환도 장기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하고 있다.
한은은 글로벌 물가의 국내물가 영향이 확대되는 가운데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런 요인들의 변화 여부와 그 변화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해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