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정부·여당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코로나19 손실보상 액수를 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방역 강화로 손실을 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손실보상이 충분히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실보상 규모를 놓고 이슈 선점에 나선 것은 국민의힘 김종인 신임 총괄선대위원장이었다.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윤석열 대선 후보가 50조 원 투입을 공약했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집권하면 100조 원대 투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손실보상제는 줄곧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선수를 쳐왔지만, 김 위원장이 이번에 규모를 더 키워 주도권을 빼앗은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는 김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진심이라면 환영"이라고 즉각 응수했다.
손실보상액 확대는 줄곧 비슷한 그림으로 커져왔다. 앞서 이재명 후보가 '25조 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내건 데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0조 원 손실보상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공약을 받겠다"며 대선 이후가 아니라 즉각 추진하자고 역제안했다. 이 후보는 "공도 돌려드리겠다"고까지 했다. 여당은 이 후보의 지시에 따라 당장 추경 편성 가능성까지 띄웠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국회사진취재단 여야의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손실보상법에 따른 대규모 손실보상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경제적으로 코마 상태"라며 "정부 예산을 10% 절감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거나 모자라면 국채도 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선대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앞서 이 후보는 정부의 손실보상 규모가 해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 후보는 이 후보는 지난 6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 선대위'에서 "소위 K방역으로 전세계에서 호평받았는데 정부의 부담보다는 결국 일선 국민의 부담과 희생으로 만들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가계직접지원, 전국민에 지원한 현금성 지원액이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1.3%, 1인당 48.9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요 국가들의 GDP 대비 소상공인 등 가계 직접지원 액수 비율을 들며 "일본은 추가 지원을 시작했는데 그걸 빼고도 1인당 100만 원을 초기에 이미 지원했고, 그 후에 지원된 것을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미국은 비교할 것도 없다. 우리의 5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8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코로나 피해 실질 보상 촉구 정부·여당 규탄대회'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돈 풀기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손실보상 액수 부르기 경쟁을 지적하며 "선거철을 앞두고는 누가 더 큰 액수를 부르냐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