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까지 한국 예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온 김태호 PD가 넷플릭스와의 첫 협업에 대한 소감은 물론 향후 넷플릭스와의 작업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끈다.
8일 오전 화상으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먹보와 털보' 제작발표회에는 출연자인 비(정지훈), 노홍철은 물론 연출자 MBC 김태호 PD와 장우성 PD, 이주원 PD 그리고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가수 이상순이 참석했다.
지상파 소속 최초로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든 '먹보와 털보'는 의외의 찐친인 '먹보' 비(정지훈)와 '털보' 노홍철이 전국을 누비며 각양각색 다양한 여행의 재미를 선보이는 릴랙스한 풀코스 여행 버라이어티로, 오는 11일부터 총 10화에 걸쳐 선보인다.
김태호 PD는 넷플릭스와 함께 '먹보와 털보'를 선보이게 된 계기에 관해 "'연예계 탑 티어(top-tier, 최고의) 비와 노홍철이 어떻게 친하지?' '한 번 따라 다녀보자'라고 해서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좋은 기회를 줘서 오늘 멋지게 소개해 드릴 수 있는 시간까지 온 거 같다"고 밝혔다.
가수, 연기자, 예능인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사랑을 받아온 비(정지훈)와 무한 긍정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방송인 노홍철이 둘 사이 유일한 공통점인 '바이크 라이딩'으로 뭉쳤고, 제작진은 두 사람의 우정 스토리를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김 PD는 넷플릭스에서 시리즈를 만든 경험을 '한정식'에 비유하며 수많은 스태프와 소통하며 공들여 작업할 수 있는 점이 지상파 프로그램 제작과 다른 점이며 넷플릭스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PD는 "넷플릭스와 작업하면서 '회의실, 편집실 분위기가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든 경험을 20년 만에 했다"며 "매주 콘텐츠를 만들어 선보이다보니 서로 길게 대화해보지도 못하고, 콘셉트에 대해 깊게 이야기해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친절하게,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좋은 퀄리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호 PD는 "20년 다닌 사랑하는 MBC와 넷플릭스가 협업해서 만든 마지막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는 거라 최대한 MBC 내에서 새로운 미디어를 궁금해하고 의지가 있는 분이 모여 함께했다"며 "넷플릭스 작품이긴 하지만 MBC에서의 마지막 뜨거운 기억을 남겨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실 다른 환경에 있는 두 회사가 만난 지점이기 때문에 새로운 걸 더 시도한다기보다 서로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존중해주는 형태로 많이 갔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단일화된 세계시장에서 기준으로 통용되는 규범)의 맛을 보게 된 게 올해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MBC 퇴사 후 계획에 관해서는 김 PD는 "올해 내가 퇴사하고 나면 넷플릭스와 하고 싶은 아이템이 몇 개 있다"면서도 "여기까지 일단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넷플릭스 여행 버라이어티 '먹보와 털보'는 오는 1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