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절반 복무하는 예비군 생긴다…2024년까지 5천명 운영

박종민 기자
군을 떠난 예비역 간부가 원할 경우 평소에도 일정 기간 동안 군 부대에 소집돼 복무할 수 있는 '예비군간부 비상근 복무제도'가 일반 병 대상으로도 확대되고, 1년 가운데 절반인 180일 동안 복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방부는 비상근 예비군 제도 근거조항이 담긴 예비군법과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이 국무회의를 거쳐 7일 공포됐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2014년부터 운영하던 예비군간부 비상근 복무제도를 기초로 했다. 이는 원하는 예비역 간부(하사 이상)에 한해 1년에 15일 동안 소집돼, 동원 위주로 편성된 부대에서 중·소대장과 같은 소부대 지휘자, 장비·물자관리 담당과 같은 주요 예비군 직책을 맡기는 제도다.

군 부대는 평시엔 상비병력만으로 운영되지만 전시엔 동원예비군이 충원된다. 문제는 저출생으로 인해 병역자원이 계속 감소하면서 상비병력이 줄어들어, 후방 동원사단 등 동원위주부대는 부대원 가운데 90% 이상이 동원예비군으로 구성되는 일이 허다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군 당국이 2박 3일 동원훈련으로는 한계를 느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은 동원지정된 예비군 부대에서 개인·직책 수행 훈련 등을 받고, 흔히 말하는 병 출신 예비군들이 받는 동원훈련도 준비한다. 예를 들어 예비역 대위가 여기에 지원할 경우 중대장이나 대대 참모 등 보직을 맡게 된다.

첫해 79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이후 매년 규모가 확대된 이 제도는 올해 3천여명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중간 지휘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도가 커졌는데, 2018년 육군분석평가단 분석에 따르면 해당 제도를 적용한 동원사단 연대급의 경우, 전투준비 투입시간이 약 29% 줄어들고 부대관리 능력(장비·물자관리 등)은 약 7~17% 향상된다는 사실이 파악됐다.

우리보다 저출생을 먼저 겪은 선진국들은 이런 예비군 제도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선발된 예비군 본인들 또한 피치 못할 사정으로 군을 떠났지만, 사회생활과 병행하면서도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매년 재선발 때마다 58%가 다시 지원한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이번 법령 개정으로 제도는 '비상근 예비군 제도'로 변경해 단기와 장기로 나눠 운영하게 됐다. 단기 비상근 예비군은 내년 약 3700명을 뽑으며, 기존과 같이 한 해 15일 소집훈련을 한다.

한 해 약 180일을 소집훈련 및 복무하는 장기 비상근 예비군도 2022년에 약 50명 규모로 시범 운용해 평가를 거쳐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시범 운용 대상 직위는 중·소령급 참모, 정비·보급 부사관, 전차 정비병 등 총 50개다. 예비역 병장도 지원할 수 있다.

국방부는 2024년까지 단기 비상근 예비군은 4500여명, 장기 비상근 예비군은 600여명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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