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미국 버지니아 공대(Virginia Tech)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기관인 프랄린 생의학 연구소 연구진은 남극해에 사는 남극빙어(Blackfin icefish)와 검정돌치(Black rockcod)가 급성 해수 온난화 스트레스에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관찰한 연구 결과를 오픈 액세스(개방형 정보열람)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4년 실험 장비를 설계한 후 2015년 장비를 남극의 팔머 기지로 옮겨 3개월간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이 고안해낸 실험 수조는 바닷물이 순환되며 점진적으로 데워지는 구조다.
이들은 수온이 높아지면 남극해 물고기의 대사 요구량이 증가해 잠재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취약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탱크에 남극 빙어와 검정 돌치 각각 5마리를 넣어 적응 과정을 거치게 한 뒤 수온을 -1.8℃에서 13℃까지 시간당 3도씩 올렸다.
연구팀은 실험 전 과정을 녹화했고 물고기의 운동, 호흡, 지느러미 움직임 등을 기록했다.
실험에 쓰인 남극 빙어는 혈액을 붉게 만드는 헤모글로빈이 없어 피가 유백색인 것으로 유명하다.
산소는 찬물에서 더 잘 녹기 때문에 헤모글로빈이 없는 남극빙어는 수온이 낮은 남극해에서 번성할 수 있다.
실험 결과 물고기들은 지느러미 부채질 또는 벌리기, 수면 근처 호흡, 깜짝 놀라는 듯한 행동을 보이며 해수 온난화에 대응하는 반응을 보였다.
논문의 제1저자인 이 대학 소속 이스칸데르 이스마일로프 조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남극빙어는 집중적으로 가슴지느러미를 부채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행동은 호흡을 용이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행동이라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검정 돌치는 좀 더 복잡한 행동 반응을 보였다. 가슴지느러미를 부채질하기도 하고 바깥쪽으로 벌리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 놀람 유사 반응인 C자 모양의 방향 전환 모습도 관찰됐다. 해당 행동은 아가미 개폐를 통해 아가미 순환을 늘리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스마일로프 조교수는 "물고기들의 행동적 징후는 이들이 환경 변화에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생리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마이클 프리들랜더 프랄린 생의학 연구소장은 "생물의 분자, 세포 및 전체 체계 기능 내 변화는 결국 궁극적으로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라며 생명체의 행동 변화를 통해 지구 온난화가 가져 오는 영향을 읽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