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상식 '울분의 댄스'…"5연패 못하면 쪽팔리잖아요"

전북 김상식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담감이 많이 있었습니다."

올해도 우승은 전북 현대였다. 과정은 조금 달랐지만, 결말은 5년째 같았다. 그만큼 초보 사령탑이었던 김상식 감독은 부담도 컸다. 4연패를 달성한 상황에서 넘겨 받은 전북의 지휘봉. 김상식 감독은 부담을 이겨내고 5연패 새 역사를 썼다.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대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전북은 22승10무6패 승점 76점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 최초 5연패이자, 통산 9번째 K리그 우승이다.

김상식 감독은 "특별히 우승 소감을 준비한 것이 없다. 생각도 해봤는데 생각하면 김칫국을 마시는 것 같고, 설레발을 치는 것 같았다"면서 "너무 기쁘다.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했고, 특별한 선물을 한 것 같다. 특별한 날이 됐다"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은 선수로서, 코치로서, 감독으로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김상식 감독은 2009년 이동국과 함께 성남FC(당시 성남 일화)를 떠나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적하자마자 전북의 첫 우승을 견인했다. 이후 코치로, 감독으로 9번 우승을 함께했다.

대구FC 조광래 사장과 강원FC 최용수 감독에 이은 세 번째 기록. 다만 한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한 것은 최용수 감독에 이은 2호다.

김상식 감독은 "올해 부담감이 있었다. 4연패를 하고 있었고, 5연패를 이루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많았다"면서 "좋은 모습도, 좋지 않은 모습도 있었다. 질책도 받고, 응원도 받으면서 힘든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우승을 해서 조금 시원한 것이 있다. 선수 때보다 감독으로 우승한 것이 더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너무나도 힘든 한 해였다. 3연패를 비롯해 7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기도 했다. 결국 우승으로 결말이 났지만, 전북의 사령탑이기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이라는 팀은 그런 것 같다. 4대0, 5대0으로 이기면 당연하다는 식으로 넘어가고, 1대0으로 이기면 졸전 끝에 이겼다고 한다. 혹시 지기라도 하면 무슨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느끼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고민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 울분을 토해낸 것이 우승 후 보여준 춤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오늘만 즐거우면 된다. 아까 춤춘 것도 울분이었다. 오늘은 즐기고, 내년은 내년이 되면 생각해보겠다"면서 "4연패 후 감독이 처음 됐는데 5연패를 이루지 못하면 솔직히 쪽팔린 것 아니냐"록 강조했다.

일단은 휴식이다. 긴 레이스를 마친 만큼 가족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미뤄뒀던 P급 라이선스 교육도 받아야 한다.

김상식 감독은 "내년 준비는 1주일만 쉬다가 하겠다. 너무 힘들다. 사실 쉬지도 못한다. 솔직히 P급 라이선스 교육이 있다"면서 "우리 부부는 집이 부산이라 주말 부부가 아니라 월말 부부다. 모레 결혼기념일이다. 쫓겨나지 않게 가족들을 챙기면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