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도(LG)는 2020-2021시즌 KGC 우승 주역이다. 이후 FA 자격을 얻어 계약기간 3년, 보수총액 7억원에 LG로 이적했다. 팀을 옮기는 덕분에 개막전 KGC의 반지 세리머니에 함께하지 못했다. KGC는 이재도의 반지를 준비했고, 첫 안양 방문인 3일 우승 반지를 받았다.
반지와 함께 옛 정은 잠시 잊었다. 13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옛 동료들을 울렸다.
LG는 3일 KGC를 84대69로 완파하고 최하위 탈출에 성공했다. 기분 좋은 3연승과 함께 6승11패, 삼성에 0.5경기 차로 앞섰다. 6위 현대모비스(8승9패)와 격차도 2경기까지 좁혔다.
이재도는 "LG에 와서 첫 3연승인데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도 "내가 사서 걱정을 하는 성격이라 벌써 모레(5일) 삼성전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아서 그 기쁨을 완전히 즐기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함께 뛰었던 선수들. 그리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안양 팬들 앞에서 치르는 첫 경기. 이재도도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 잠시 옛 정은 묻었다.
이재도는 "아무래도 사람이다보니까 몇 개월 전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호흡했던 동료들도, 팬들도 있어서 신경이 쓰였다"면서 "그게 반지에 있었던 것 같다. 반지가 품에 들어오고 나서는 싹 사라진 것 같다. LG 소속으로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 컨디션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옛 동료 변준형과 박지훈을 제대로 괴롭혔다.
이재도는 "사실 발목이 안 좋다"면서 "변준형, 박지훈 모두 기술과 에너지 레벨이 좋은 선수다. 잘 아는 선수라 살짝 쪼는 느낌으로 했다. 변준형은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았고, 박지훈은 전역 후 첫 경기라 부담이 보였다. 운이 좋았다. 다음 경기는 더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도는 지난 1일 DB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서 출전을 결정했다.
다만 연속 경기 출전 기록(299경기 달성)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이재도는 "그렇게 경기를 못뛸 정도는 아니었다. 못뛸 상황에서 경기를 뛰면 스스로에게도 창피한 기록이 된다. 다시 한 번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 기록이 끝난다면 다시는 할 수 없는 기록이라 생각한다. 299경기를 연속으로 뛰었는데 다시 할 수 있을까, 힘들게 쌓아온 것이 오늘 무너지나 생각도 했다. 멘털을 잘 잡고, 이 정도 다리로 뛸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삼성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