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與 영입1호 조동연 결국 사퇴…李 "모두 내 책임", 宋은 언론탓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조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과거 개인사 논란 끝에 사퇴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송영길 대표를 향한 비판 섞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송 대표가 '젊은 군인 출신의 항공·우주 전문가'라는 조 위원장의 화려한 경력에 집중한 반면, 군 생활 당시의 세평 등 검증에 미비했고, 이에 대한 사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모든 책임 제가 지겠다"…宋, 언론 탓하며 "조동연 공직자 아냐"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조 위원장의 사퇴에 여지를 남겨뒀다가 이날 오후 결국 사의를 수용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사생활 보호와 인격권을 짓밟는 행위는 이미 표현의 자유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언론 탓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조 위원장의 개인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폭로했는데, 이를 언론 보도로 싸잡아 비판하면서 정작 부실 검증 논란에 대해선 교묘하게 피해간 것.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대표로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는 의견과 "일정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한 이재명계 의원은 "조 위원장이 사퇴하면 당에서 영입한 인재를 버리는 모양새가 된다"며 주말 동안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려던 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한 초선의원은 "오래된 개인 문제라고 해도 당이 파악조차 못한 건 문제가 있다"며 "이 후보도 사생활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 게 아닌 만큼, 이런 류의 리스크는 더욱 각별히 조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사과를 미루면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모든 책임은 후보인 제가 지겠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결단으로 저와 함께 하려다가 본인과 가족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됐다"고 대신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또 다른 이재명계 측근 의원은 "인재 영입에 불필요할 정도로 당 대표가 적극 개입하면서 부실 검증 문제가 더 커져버렸다. 대선후보가 오히려 사과를 하지 않았느냐"며 "사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당 대표가 사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언론 탓을 한 것도 문제지만, '조 위원장이 공직자도 아닌데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댔다'는 식의 인식도 사려깊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상임선대위원장은 우리 당의 얼굴인데, 사과는커녕 공직자가 아니라는 식의 해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조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생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앞서 송 대표는 "(조 위원장은) 국회의원에 출마하거나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사람이 아니다. 무슨 공직에 임명한 것도 아니고, 97일동안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서 도와주기 위해 선대위에 참여한 사람"이라며 "10년 전 이혼한 사실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가족이나 개인사를 공격해야 할 사안인지 국민들이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세평조회만 했어도 알았을 텐데…"

일각에서는 송 대표가 당내 국가인재위원회를 우회해 본인이 인재 영입에 직접 관여하는 것에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한 재선의원은 "발표 직후 의원들 사이에서도 혼외자 논란이 자세하게 전해졌다. 검증 과정에서 본인에게 직접 이혼 사유를 묻기 어려웠다면 군 내 세평조회만 해도 인지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당 대표가 인재 영입 전면에 나서면서 더 큰 실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내 국가인재위원회 백혜련 위원장도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나라 정치는 개인적인 사생활 부분을 공적인 부분과 결부시키는 면이 강하다"며 "국민 정서를 고려할 수밖에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인재영입위원장이 당 대표를 사실상 '디스'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후보가 전날 "모든 정치인은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판단을 좀 지켜보겠다"고 한 것도 백 의원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이 후보가 '사생활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식의 전면적인 방어전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을 놓고 사실상 사퇴할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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